독재자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마르첼 디르주스 지음·정지영 옮김·아르테·3만원

우리는 ‘독재자’에 대해 신화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두려울 게 없고,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의 모습이다. 정치학자 마르첼 디르주스는 그것이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역사상 절대적인 권력을 지닌 정치지도자는 아무도 없었다. 권좌를 지키기 위해선 미세한 비판도 원천차단해야 한다. 권력을 손에서 놓는 순간 끝이기에, 독재자가 된다는 것은 마치 트레드밀에 오르는 일과도 같다. 그는 실각에의 두려움 때문에 상식적이지 않은 일마저 감행한다.
디르주스는 정권 붕괴를 불러오는 핵심 요인은 대중의 평화적인 대규모 저항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평화를 얻게 된 후가 더 중요하다. 한 여인은 말했다. “혁명은 텅 빈 새집을 얻는 것과 비슷합니다. 여전히 고치고 가구를 채워야 하죠” 민주정치에서 중요한 건 보수·진보보다 민주 대 반민주다. 민주주의를 어떻게 채워갈지 고민할 때다.
학벌-입시의 정치에 반하여
박준상 지음·오월의봄·1만8500원

우리는 학교에서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덕목 및 지식을 배운다. 그런데 과연 오늘날 한국의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경쟁의 승자가 모든 걸 얻는다는 것,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것 등이 아닐까.
숭실대 철학과 교수이자 대학무상화평준화국민운동본부에 참여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과 같은 해법을 넘어, 교육을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적극적인 개입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우리 사회의 정치와 사회를 만들어갈 이들을 키운다는 점에서 교육은 정치적이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은가?
이세돌, 인생의 수읽기
이세돌 지음·웅진지식하우스·1만8800원

현역 시절 전설로 불렸던 바둑기사 이세돌. 2016년 알파고와의 승부 이후 2019년 은퇴를 선언한 그는 책에서 자신의 바둑 인생을 복기한다. 나의 한계를 깨고,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것이 바둑이라면 그 정신은 AI 시대에도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폐기된 인생
알렉산더 마스터스 지음·김희진 옮김·문학동네·1만8000원

저자는 쓰레기장에서 한 컨테이너와 마주쳤다. 그 컨테이너에는 ‘누군가’의 일기장 148권이 들어 있었다.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50년간 쓴 총 1만5000페이지에 달하는 일기는 ‘한 명의 보편적인 개인’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이주, 경계, 꿈
권준희 지음·고미연 옮김·생각의힘·2만2000원

“조선족은 한국인인가, 중국인인가?” 저자가 자주 들어온 질문이다. 연변의 조선족은 한때 ‘적국’이자 더 나은 삶을 가능케 하는 장소로서 한국에 대해 다층적 시선을 지녀왔다. 저자는 책에서 단지 하나의 정체성에만 붙박이지 않는 존재들의 삶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