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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개강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로 대학·학생 모두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개강 전까지 의대 학사 일정 정상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결국 학기 시작 이후로 잠정 연기됐다.
교육부는 27일 출입기자단에 문자 공지를 통해 ‘2025학년도 의과대학 교육 내실화 방안’ 발표 연기 사실을 알렸다. 교육부 대변인실은 “맞춤형 교육과 안정적 행정·재정적 지원을 내용으로 한 의학교육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의대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 및 의학교육계와의 협의와 충분한 소통을 위해 발표가 지연되고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24·25학번 의대생이 한 학년에 중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내로 학사 안정화 대책과 의대 교육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의대 정원 논의에 앞서 교육 파행을 막기 위한 종합 계획을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정부도 불협화음 “어떻게 믿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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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동맹휴학 중인 24학번의 복학 가능성이 낮고, 25학번 신입생들의 수업 참여도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4일 대한의사협회에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기존 3058명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의협 측이 화답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가 지금 내실화 방안을 발표해도 수업 받을 학생들이 없어 실효성이 없을 뿐더러, 학생들의 반발로 학사 일정이 더욱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발표를 미룬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 총장들은 불안과 조급함을 감추지 않았다. 수도권의 한 대학 총장은 “정부조차 일관된 입장을 보이지 않는데, 대학이 어떻게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이미 너무 늦었는데도 정부는 결정을 미루고 있으며, 이제 와서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대학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지방 대학 총장도 “매일 앞이 안 보이는 안갯속에서 길만 헤매다 끝나는 느낌인데, 앞으로 더 그럴 것 같아 걱정”이라며 “정원 증원을 전제로 시설과 교수진을 확충해 왔는데, 이제 와서 ‘동결’로 돌아선다면 단기 정책조차 대학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늦깍이 신입생 “시간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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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도 답답함 호소하고 있다. 특히 재수·반수 증가로 늦깎이 신입생이 많아지면서, 하루라도 빨리 졸업해야 하는 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방 의대에 입학한 25학번 A씨는 “24학번 선배들 사이에서 은연중에 집단행동 참여 압박이 있다”며 “1학년은 휴학이 불가능해 등록금을 날릴 수밖에 없고, 빨리 졸업해야 하는데 시간이 아깝다”고 했다.
의대 신입생을 둔 학부모 B씨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아이는 수업을 듣고 싶지만, 수강 인원이 적으면 폐강돼 자동 휴학해야 한다”며 “3수 끝에 입학했는데, 아이 군 복무와 우리의 은퇴 시기를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