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특수시대…韓4사 매출 31% '껑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가자 전쟁이 동시에 벌어지면서 지난해 세계 100대 방산 업체의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한화그룹을 필두로 한 한국 방산 4사가 ‘세계 100대 방산 업체’ 목록에 계속 오르면서 한국은 독일에 이어 방산 매출 10위를 차지했다.

1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발표한 ‘2024년 100대 무기 생산 및 군사 서비스 기업 보고서’에서 2024년 세계 100대 방산 기업의 총매출은 6790억 달러(약 997조 원)로 전년보다 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상위 5대 방산 기업 모두 무기 매출이 증가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라며 “우크라이나와 가자에서 동시에 전쟁이 벌어지면서 전 세계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방산 기업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100대 방산 기업에 이름을 올린 한화그룹,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K방산 빅4’의 합계 매출은 141억 달러(약 21조 원)로 약 31% 늘어 전체 매출 증가율을 5배 가까이 웃돌았다. 100대 방산 기업에 5개의 업체가 이름을 올린 일본도 무기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3억 달러(약 19조 5500억 원)를 기록했다. 다만 중국 군수 업체들의 매출은 10% 감소했다. 군 고위층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부패 척결 운동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SIPRI 연구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방산 업체 중국병기공업집단은 매출이 전년 대비 31% 하락한 140억 달러(약 20조 5800억 원)에 그쳤다. 세계 100대 방산 기업의 총매출에서 중국 기업의 비중도 2023년 16%에서 2024년 13%로 줄었다.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인 국가는 체코로 무려 192.7%를 기록했다.

글로벌 무기 수요는 급증했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방산 업체들의 생산력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SIPRI는 지적했다. 냉전 이후 서방에서는 재래식무기 감축 흐름이 이어져온 탓이다. 반면 한국은 남북 대치라는 안보 상황으로 무기 생산 시스템을 계속 가동한 결과 우수한 성능의 무기를 신속하게 납품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