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작년 탄소배출량 업계 최다

2025-07-08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단위 배출량은 종근당바이오가 가장 높았다.

8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발표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21곳의 온실가스 배출 추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총 배출량은 전년 대비 7.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은 6%였다.

스코프 1(직접배출)과 스코프 2(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를 합산한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3만2709톤(tCO2eq)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근당바이오(9만2309톤)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7만9174톤) ▲한미약품(7만1770톤) ▲GC녹십자(6만4760톤) 순으로 5만톤을 넘겼다.

뒤이어 ▲JW중외제약 (4만5158톤) ▲대웅제약(4만2437톤) ▲HK이노엔(3만6534톤) ▲동아에스티(2만8470톤) ▲보령(2만6587톤) ▲에스티팜(2만6145톤) ▲SK바이오사이언스(2만5413톤) ▲유한양행(2만4929톤) ▲종근당(2만4020톤) 순으로 2만톤 이상을 배출했다.

▲제뉴원사이언스(1만6296톤, 세종+제천 사업장) ▲일동제약(1만3856톤) ▲한독(1만2713톤)은 1만톤을 넘겼고 ▲대원제약(9966톤) ▲광동제약(9896톤)은 ▲삼성바이오에피스(6323톤) ▲SK바이오팜(1095톤) 등은 1만톤 미만의 배출량을 보였다.

GC녹십자(-0.1%), 보령(-3.2%), 일동제약(-3%), 한독(-4.9%), 광동제약(-3.6%), SK바이오팜(-8.4%)을 제외하면 지난해 온실가스 총배출량 감축에 성공한 기업은 없었다. 이중 GC녹십자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감축했다.

원단위 배출량도 소폭 증가

총 배출량 증가에도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온실가스 집약도)이 소폭 감소하며 일정 부분 성과를 냈던 전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원단위 배출량 역시 소폭 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21개 기업의 총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은 0.3% 증가했다. 기업별 평균 증가율은 0.4%였다.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이란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출 또는 생산량 등으로 나눈 값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매출액 기준 '톤CO₂/억원' 단위로 산정되는데, 이를 통해 매출 규모의 증감과 상관없이 기업의 탄소 배출 강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원단위 배출량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4.9% 줄어든 7.8톤으로 4위에 머물렀다. 효율성 증가에도 매출 규모 증가로 인해 총 배출량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후위기의 시급성과 심각성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체계적인 환경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가치사슬과 연계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자연자본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코프 3 온실가스 감축 마스터 플랜 수립 및 배출량 감축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2034년까지 사업장 59%, 가치사슬 35% 감축이 목표"라고 했다.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매출 1억원당 0.62톤으로 가장 낮은 원단위 배출량을 보였고, 종근당바이오는 매출 1억원당 53.73톤으로 가장 높은 원단위 배출량을 보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원단위 배출량이 2023년 5.2톤에서 지난해 12.3톤으로 136.5% 상승하며 조사대상 기업 중 효율성이 가장 크게 악화한 모습을 보였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원단위 배출량을 4.24톤에서 2.37톤으로 44.1% 줄이며 가장 크게 개선된 기업이었다.

각 기업 스코프3 대비 나서

올해 각 사에서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코프3(기타 간접배출) 공시에 대한 대비였다. 아직 스코프3 공시 의무화가 시행되지 않았지만 기업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모양새였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을 시작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를 예고했다. 이중 기후공시에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를 포함할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기준원은 지난해 ESG 공시 초안을 발표하며 스코프 3 도입 여부를 '추후 협의'로 갈음했다. 이후 기업 반발을 고려해 ESG 공시 의무화 시기 자체가 '2026년 이후'로 한 차례 미뤄졌고, 관련 로드맵 발표 시점도 2023년 3분기에서 올해 상반기로 연기된 바 있다.

다만 올해 상반기가 지난 현재까지도 아직 로드맵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월 "관계기관과 함께 국제적 정합성(주요국 동향 등), 기업의 수용가능성, 정보 유용성 세 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시기준과 로드맵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발표일정이나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기업이 직접 소유·통제하는 시설에서 발생한 직접 배출인 스코프 1과 기업이 외부에서 구매한 전기·열·증기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인 스코프 2와 달리 스코프 3은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기타 간접 배출을 모두 포함한다.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는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 103곳 중 약 90.3%가 "스코프 3에 대한 정확한 측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2022년 발표한 초안에서는 스코프 3 포함 공시를 제안했으나, 법적 권한 부족, 비재무 정보의 신뢰성 문제, 과도한 부담 등을 이유로 지난해 발표한 최종안에서는 제외했다.

반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 제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산출 방식 국제 표준인 GHG 프로토콜에는 스코프 3 배출량 공시가 포함된 상태로, 유럽연합(EU)은 이를 근거로 내년부터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에 따라 스코프 3 배출량 공개를 의무화했다.

EU CSRD가 올해 회계연도부터 해외 기업의 EU 소재 현지 법인에 대해 확대 적용되는 관계로 현지 법인을 보유한 국내기업 역시 CSRD 규정에 따른 공시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EU 등에서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이 스코프 3 배출량을 발표하고 있는 데에는 세계적인 국제 기후공시 기준 변화에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4월 뉴스레터를 통해 "ISSB, SEC, CSRD와 같은 주요 공시 제도는 규제 대상인 해당 지역의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에게도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기후공시 본격화에 대비해, 기후공시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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