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7.1위안 선에서 오르내리며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기준 환율을 대폭 절상하는 등 강력한 정책 의지를 드러낸 데다 중국 증시 호황으로 해외 자금이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1년 가까이 이어져 온 ‘포치’(破七·달러당 위안화가 7위안을 넘기는 현상)가 조만간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역외 위안화는 이날 달러당 7.1352에 마감해 올 들어 2.3% 올랐다.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4월까지 약세를 면치 못하던 위안화는 관세 휴전 합의 이후 강세로 돌아섰다. 여기에는 인민은행의 정책적 의지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민은행은 최근 몇 년간 위안화 약세에 개입하지 않는 입장을 취했지만 최근 들어 적극 개입으로 선회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엔 위안화 일일 기준환율을 사흘 연속 절상해 지난달 29일엔 달러당 7.1030위안으로 고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1월 6일 이후 최고치다.
인민은행의 적극적 개입은 무역전쟁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를 의도적으로 절하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던 만큼 중국 통화당국이 절상에 나섬으로써 미국 측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의 미툴 코테차 전략가는 “이는 미국에게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선의로라도 절하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증시가 호황을 보이며 해외 투자자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도 위안화 가치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의 8월 중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딥시크 충격’이 있었던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JP모건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이슨 팡은 “중국 주식의 상승이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위안화가 연말까지 1달러당 7위안대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상 의지가 확고한 데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등 대외적 환경 역시 우호적인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