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여전이다. 방송인 유퉁의 딸 미미가 엔터테이너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국단위 노래 오디션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이다. 아직 10대 초반인 미미 역시 초지일관 연예인이 되기 위한 길에 매진하고 있다. 다니고 있는 학원을 꼽기에 두 손이 모자랄 정도다. 게다가 상금 180만 원을 몽골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길 원해, 지난 7일 몽골에 직접가 고아원 시설 아동을 위해 기부를 하기도 했다.
미미의 모습은 아빠 유퉁의 지난 생활상이 그대로 투영이 된 듯도 하다. 수십 년 전 자연인 유퉁은 별난 사람이었다. 피에로 분장을 한 유퉁은 ‘부산갈매기’를 외치며 롯데자이언트를 응원한다. 그는 경기 후 관중석을 돌던 기부함을 들고 지역 신문사로 향한다. 분장도 지우지 못한 광대는 버스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고 섰다. 그들의 시선이 언제나 따뜻한 것은 아니다. 경기에라도 진 날이면 패전의 책임을 오롯이 한 몸으로 받아야 했다.
그래도 그는 언제나 그렇게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리 서두른 이유는 사람들의 정성을 필요한 곳에 빨리 전하기 위함이고, 그 모금함의 열쇠조차 신문사에 있기에 그 관리자의 늦은 퇴근이나마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서다.
지금도 방송인 유퉁은 피에로 분장을 안 했을 뿐, 다양한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 시선을 미미 역시 받고 있다. 굳이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사람도 응원가 역시 적지 않다. 그런 결기가 한국에 온 지 2년 만에 제9회 가야전국가요제 최우수상
수상을 받게 한 결과로 나왔다. 나훈아의 노래 ‘어매’로 관객과 심사위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번 몽골 방문은 이처럼 ‘어매’를 만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유퉁은 이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다. 밀양에서 기초공부하고 김해 장유에서 한 단계 높여 공부시키고있다”며 “(유퉁의)큰누나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미미 뒷바라지에 올인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미미는 12가지의 공부를 홈스쿨링으로 하고 있다. 그 많은 것을 배우느라 놀 시간조차 없지만 미미는 짜증 한번 부린 적이 없다고.
유툼은 13살인 미미에게 늘 같은 말을 한다. ‘모르면 배우면 되고 안되면 되게 하여라’는 그것이다. 이는 긍정의 힘이 세상은 물론 사람을 바꿀 수 있다는 힘 때문이다.
딸바보로 미미 교육에 미친 유퉁은 미미와 나이 차이는 54년이다. 일반인들이라면 손녀 나이지만, 운명은 이 둘을 부녀의 인연을 만들었다. 스스로 할빠라고 부르는 이유다.
유퉁은 “세상은 정글이다. 이 세상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12가지의 교육 중 킥복싱을 중요시하는 것도 자신을 스스로 지키게 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겸손·검소·배려 위에 강인한 체력 또한 미미가 세상을 살아가는 게 꼭 필요하다는 것이 유퉁의 생각이다. 유퉁의 꿈은 미미가 선한 영향력으로 감동을 주는 가수가 되는 것이다ㆍ
당뇨 33년 차 환자인 유퉁은 합병증으로 요즘 꽤나 힘들어하고 있다. 간ㆍ눈ㆍ귀ㆍ괴사까지 걱정해야 하며 약으로 버티고 있다. 그가 “남은 제 인생을 미미에게 걸었다. 19살까지 미미가 배우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다 배우게 뒷바라지 하는 것이 제 도리이자 할 일”이라는 말은 괜한 것이 아니다.
미미의 꿈은 무엇일까? 아빠가 아프지 않고 자신과 오래오래 같이 사는 것이란다. 이 둘의 좌충우돌 생활상이 오는 14일 MBN TV ‘특종세상’에서 펼쳐진다. 벌써 4번째 출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