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빛낸 LG생활건강, 글로벌 시장 재도약

2025-11-03

LG생활건강이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협찬사로 참여하며 K-뷰티 대표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주력 브랜드 '더후'의 최고급 라인 '환유고'를 각국 정상 배우자와 글로벌 CEO 선물로 제공하며 한국 화장품의 기술력과 품격을 세계 정상들에게 선보였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찬을 단순 홍보가 아닌,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유럽 중심의 글로벌 시장 재공략을 본격화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LG생활건강은 '더후 환유고'를 공식 선물로 제공했다. 30년 산삼을 활용한 안티에이징 크림으로 '스킨 롱제비티' 연구 철학을 구현한 제품이다. 선물은 서울 무형유산 제1호 칠장 손대현 장인이 제작한 나전칠기함에 담겨 한국 전통 예술과 첨단 스킨케어 기술을 결합한 상징으로 평가됐다.

이번 행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환유고를 소개하는 장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회의 기간 내내 '더후 환유고'는 대표적인 K-뷰티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LG생활건강은 APEC CEO 서밋에서도 54개의 '더후 환유고'를 주요 기업 CEO에게 제공했으며, 엔비디아 젠슨 황 CEO 등에게는 한정판 나전칠기 패키지를 증정했다.

이번 협찬은 LG생활건강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과 맞물려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3028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72억원으로 36.3% 줄었다. 중국 시장 회복 지연과 환율·원자재 비용 상승이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더후' 브랜드가 중국 소비 위축의 영향을 받으며 화장품 부문 성장세가 정체됐다.

다만 LG생활건강은 럭셔리 중심 브랜드 비중을 확대하며 비중국 시장에서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북미·유럽 매출은 6413억원에서 7177억원으로 11.9% 증가했고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도 32.1%로 상승했다. LG생활건강은 미국 세포라에 '빌리프'를 론칭하고 인수한 더에이본컴퍼니를 통해 직접판매 채널까지 확보하며 글로벌 유통망을 확대했다. 뉴욕·로스앤젤레스를 거점으로 한 현지 법인도 북미 시장 공략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도 이번 협찬을 계기로 프리미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재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현지 SNS에서는 '더후 APEC 선물' 관련 키워드가 다수 등장하며 브랜드 노출이 확대됐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중국·일본·베트남 생산법인을 프리미엄 화장품 생산 기지로 운영하며 원가 경쟁력과 고정비 효율화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APEC 협찬을 LG생활건강의 '럭셔리 중심 글로벌 리빌딩' 전략의 상징적 사례로 보고 있다. 중국 중심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전환점이라는 평가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번 APEC 협찬은 더후가 오랜 기간 축적해온 독보적인 기술력과 한국 궁중미학을 세계 정상들에게 선보인 뜻깊은 자리였다"며 "럭셔리 K-뷰티의 대표 기업으로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실현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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