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리아둘레길’ 4500㎞ 개통, K관광 활성화 계기 되길

2024-09-23

정부가 어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 접경 지역을 잇는 ‘코리아둘레길’의 전 구간 개통식을 개최했다. 2009년부터 조성을 시작한 코리아둘레길은 모두 4개의 길로 연결된다. 관동팔경 등 동해안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해파랑길’(2016년), 한려수도와 다도해를 품은 ‘남파랑길’(2020년), 갯벌과 낙조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서해랑길’(2022년)에다 마지막으로 이날 개통한 ‘비무장지대(DMZ) 평화의길’이 그 주인공이다. 한반도 가장자리를 중단 없이 연결하는 약 4500㎞의 초장거리 걷기 여행길이다. 코리아둘레길 프로젝트는 보수와 진보 정권을 아우르며 진행됐다. 그만큼 사업 추진 당위성에 공감했다는 뜻이다.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한 걷기 여행은 힐링 열풍에 더해 인기몰이 중이다. 앞서 개통된 코리아둘레길 세 구간은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일상에 지친 국민에게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DMZ 평화의길도 한국전쟁 이후 70여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생태환경이 보존된 지역이다. 더불어 분단의 현실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의 걷기 여행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세계적 명소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여기에 충남 태안에서 출발해 경북 울진까지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길이 849㎞의 ‘동서 트레일’도 조성 중이다. 트레일은 산줄기 등을 따라 길게 조성해 시작점과 종점이 연결되지 않는 길을 말한다. 이런 길들이 한국의 자연과 인간, 문화가 융합되는 곳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면 ‘다시 찾고 싶은 나라,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우리 관광산업은 부족한 점이 많다. 아직도 공항과 숙박,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불편과 불만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같은 비양심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다. 국민은 제주도를 외면하고 해외로 눈을 돌린 지 오래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관광객이 770만1407명으로 2019년 상반기의 91.2%까지 회복됐지만 관광수지 적자가 54억달러(약 7조5100억원)를 기록한 배경이다. 둘레길이 K관광 활성화와 관광수지 개선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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