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발표 후 등록 변경 이뤄진 동물 모니터링 필요
실기 난이도 지적도…국가 자격 수준 맞게 높여야
반려동물행동지도사 국가자격증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보완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려동물행동지도사 실기시험 부정행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인 및 직계가족 소유 반려동물로만 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기준을 유지하려면 동물등록 변경 모니터링, 실기시험 난이도 상향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행동지도사 자격시험 합격기준은 2급 필기(1차) 시험은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각 과목 40점 이상이어야 합격이 가능하다. 실기(2차)는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2급 실기는 ▲견줄 하고 동행하기 ▲동행중 앉기 ▲동행중 엎드리기 ▲동행중 서기 등 10개 항목으로 이뤄져 있다.
내년에 처음으로 치러질 1급 시험 합격 기준도 같다. 필기시험에선 모든 과목 평균 60점 이상, 각 과목 40점 이상이며 실기시험은 6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세부 출제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실기시험은 응시하는 견의 견주는 응시자이거나 응시자의 직계가족만 가능하다. 또 실기시험에 응시하는 응시견은 동물등록이 필수다.
응시자는 본인 또는 직계가족 소유로 등록된 반려동물로만 시험이 참여할 수 있기에,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미 훈련이 된 지인 등 반려동물을 본인의 소유로 변경해 시험을 치른 후 다시 소유주를 변경할 수 있다.
조경 한국반려동물진흥원 교육센터장은 “정부에서 동물산업을 2027년까지 15조 원 규모까지 키운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산업 확장 분위기를 조성해 놓고, 동물 관련 자격증 시험 하나 제대로 시행하지 못해 부정행위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의 반려동물을 본인 소유로 등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자격 시험 일정을 발표한 시점 이후로 등록이 변경된 견만 확인하면 된다”며 “해당 시점에 등록 변경이 이뤄진 동물들로만 놓고 지속 확인을 한다면 어느 정도 부정행위 가능성은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은 “타인의 반려견을 시험 볼 때만 본인 명의로 변경해 시험을 본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동물에 대한 특성을 다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시험에 합격하기까지는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본인(직계가족 포함) 소유 반려동물로만 시험을 응시할 수 있게 했다면, 여러 부정행위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평가 기준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타인의 반려동물을 빌린다고 하더라도 평가 기준이 높다면 자격이 없는 사람이 합격하는 일은 없다”고 부연했다.
또 “현재 2급 시험은 민간 시험보다도 평가 기준 난이도도 낮다”며 “특히 과락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한 평가에서 실격 수준의 낮은 점수가 나온다면 합격하지 못해야 하는데, 과락 기준이 없다 보니 다른 평가 과목에서 점수를 높게 받으면 합격을 하는 일이 발생한다. 국가 자격 실기 평가 기준으로는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