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한국전력공사(한전)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2년 넘게 진행한 원자력발전소 관련 지식재산권 분쟁 종결을 공식화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 정부를 대표해 환영 성명을 냈다. 다만 분쟁을 종결하는 조건과 관련해서 양측은 비밀 유지 계약을 체결했는데, 웨스팅하우스만 이 사실을 알렸다.
한수원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번 합의를 통해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을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한수원은 “한수원과 한전은 웨스팅하우스와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한·미 간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전도 같은 내용을 전하며 김동철 한전 사장의 발언을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지난 약 50년간의 전통적 협력 관계를 복원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한전도 양측간 법적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해외 원전 수주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합의가 오는 3월 발표될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자 선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환영 성명을 냈다. 안 장관은 “양국 정부 및 민간이 최고 수준의 비확산 기준을 준수하면서 세계 원전 시장에서 호혜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향후 세계 원전 시장을 무대로 양국 기업 간 활발한 협력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웨스팅하우스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전반적인 내용은 한수원·한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패트릭 프래그먼 웨스팅하우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웨스팅하우스는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세계가 더 확실한 기저 발전원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을 더 큰 규모로 배치하기 위한 협력 기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이번 합의로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법적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입장을 마무리하며 “합의 조건에 관한 추가 세부 사항은 모든 당사자가 합의한 내용에 따라 기밀로 유지된다”는 한 문장을 덧붙였다. 한수원과 한전은 이 같은 비밀 유지 관련 내용은 보도자료에 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