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서 내년 1월 출범하는 집권 2기 내각과 백악관 요직 인사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선거 기간 내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트럼프 충성파’를 중심으로 새 내각이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트럼프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개표 파티에 참석해 “나는 기꺼이 정부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일을 도울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입각 의지를 재확인했다. 트럼프는 지난 9월부터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연방정부에 대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이에 대한 의욕을 내비친 것이다. 머스크는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의 치어리더’라 불릴 정도로 트럼프와 공화당을 전폭 지지를 보냈으며 선거 자금으로만 1억 3200만 달러(약 1843억원)를 썼다.
머스크 외에도 ‘마가(MAGA) 공화당원’으로 불리는 추종세력 다수가 기용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의미로 트럼프의 선거 구호다.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외교수장인 국무장관 후보로는 릭 그레넬 전(前)독일대사,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거론된다. 그레넬은 주독대사 시절 ‘미국 우선주의’를 노골적으로 설파하고 유럽의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촉구해 독일을 포함한 각국 외교관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지만, 트럼프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국무장관 후보로는 2019년 9월부터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 종료 때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던 로버트 오브라이언과 빌 해거티 연방 상원의원, 부통령 최종 후보군에 들어갔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역대 가장 보수적인 국경 통제 정책을 설계한 인물인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 보좌관은 법무장관 또는 이민 정책을 관장하는 다른 각료급으로 기용될 수 있다고 미국 언론은 보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경우 공중보건 분야 수장을 맡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재무장관 자리의 경우 한때 트럼프가 JP모건 제이미 다이먼 회장을 고려했으나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이 후보 중 한 명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2021년 집권 1기 당시 협소한 인재풀로 공화당 내 인사에 의지해 내각을 구성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집권 내내 돌출 행보를 이어가면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등과 잦은 마찰에 노출됐다. 특히 이들은 자리에서 물러난 뒤엔 트럼프의 기행을 폭로하기도 했던 만큼 이번 요직 인사에서는 더욱 철저하게 ‘내 사람’을 검증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