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또 허리케인 닥친 미국…대선 앞 ‘옥토버 서프라이즈’ 되나

2024-10-09

2주 전 미국 남동부를 휩쓴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피해가 채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8일(현지시간) 또 하나의 대형 허리케인 밀턴이 플로리다주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두고 허리케인이 연쇄적으로 남부의 핵심 승부처를 강타하는 것이 대선 판도를 뒤흔드는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놀라운 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대 풍속이 시속 250㎞인 5등급 허리케인 밀턴은 플로리다 걸프만을 향해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플로리다 51개 카운티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당국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예고했던 독일과 앙골라 순방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허리케인 밀턴이 “플로리다에서 100년 만의 최악의 허리케인이 될 수 있다”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해 대선 경합주인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주에서 200여명이 숨진 지 약 2주 만에 또다시 허리케인이 닥치면서 대선 표심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연일 정부의 허리케인 대응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해리스의 무능은 역사상 최악”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보다 최악”이라고 주장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했다.

그는 보수 성향 폭스뉴스에 나와 정부가 편파적으로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공화당 우세 지역의 경우 사람들은 매우 나쁜 대우를 받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과 연방 재난관리청(FEMA)은 “허위 정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원탁회의, 공중 보건과 관련한 타운홀 미팅 등 기존에 계획했던 유세 일정을 전격 연기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해리스 부통령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도되면서 양측 간 설전도 벌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정치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자 디샌티스 주지사는 “망상을 하고 있다”며 맞받았다.

약 2주 만에 다시 미 남부에 닥친 허리케인을 계기로 연방정부의 재난 대응 역량이 검증대에 오르게 된 만큼 피해 규모나 수습·복구 진행 상황 등에 따라 해리스 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 직전인 그해 10월 말 대서양에 접한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의 경우 민주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재난 대응이 대체로 호평을 받았던 데다 특히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수해 현장에서 공화당 소속 크리스 크리스티 당시 뉴저지 주지사와 나란히 찍은 사진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사망자 1392명을 낸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공화)의 무능,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불평등 문제까지 드러냈고, 공화당은 이듬해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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