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꽂힌 그 작가 전시, 케데헌 열풍까지…더 핫해진 삼청동

2025-08-22

서울 종로구 삼청(三淸)동. 예부터 산과 물, 인심 이렇게 세 가지가 맑아(靑) 이름 붙여진 동네다. 조선 정조가 꼽은 한양 8경 중 하나가 삼청녹음(綠陰)이다. 많은 한양 사람들이 삼청동을 찾아 풍광을 즐겼다는 게 종로문화원의 설명이다. 삼청동은 지금도 관광객이 북적이는데,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삼청동이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핫’해졌다.

요즘 삼청동에서는 전시·문화행사도 풍성하다. 정독도서관의 높은 담을 따라 비탈길을 쭉 오르면 한옥 갤러리 ‘이음 더 플레이스’가 나온다. 1908년에 지은 한옥이 모태다. 이곳에서 다음 달 10일까지 강준영·정지욱 작가의 ‘마당전’이 열린다. 갤러리 정원에는 긴 무채색의 광목천이 곳곳에 널어져 있는데 정 작가가 어린 시절 펄럭이는 염색 천 사이에서 숨바꼭질 등을 하던 기억을 구현해냈다고 한다. 마당을 뛰놀던 강아지와 석류나무에 대한 추억 등은 회화로 표현했다.

강준영 작가는 두터운 붓 터치 속 말풍선에 사랑스러운 글귀를 넣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파트’란 곡으로 세계를 휩쓴 블랙핑크 로제가 강 작가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유년기의 따스한 기억과 감정을 여러 회화와 도자 등으로 풀어냈다. 곽정은 이음 더 플레이스 실장은 “한옥 갤러리라 관람객은 마루를 따라 걷고 마당을 가로지르며 작품과 공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청동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을 빼놓을 수 없다. LG전자와 협력해 현대 미술과 디지털 기술의 만남을 통한 미래지향적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내년 2월 1일까지 열리는 ‘MMCA×LG OLED 시리즈 2025—추수’ 전이다. 삼청동 옆 경복궁에서는 다음 달 3일부터 생과방 행사가 열린다. 생과방은 과거 국왕과 왕비 후식·별식을 준비하던 곳이다. 조선왕조실록을 토대로 실제 임금이 먹었던 궁중 병과와 약차 등을 맛볼 수 있다.

삼청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많이 띈다. 중구 서울시청 쪽에서 삼청동 안쪽까지 들어오는 11번 마을버스의 경우 이들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삼청동 인기는 케데헌이 더욱 끌어올렸다. 케데헌 영상 속에 N서울타워를 비롯해 낙상공원, 삼청동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면서다. 호랑이 캐릭터 ‘더피’가 나오는 장면이 삼청동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서울시는 케데헌 열풍에 들뜬 분위기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최근 열린 ‘2025 더 트래지스 어워드’에서 서울이 MZ세대에게 ‘가장 사랑받는 도시상’(Favorite Worldwide City)을 수상했다. 올해로 11번째를 맞은 더 트래지스 어워드는 글로벌 여행 전문매체 트래지 트래블이 독자를 대상으로 매년 투표를 거쳐 선정한다. 투표 기간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였는데, 80만482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서울에 이어 아일랜드 더블린이 2위, 홍콩이 3위, 영국 런던이 4위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케데헌을 통해 서울의 관광 인프라와 콘텐트,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까지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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