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미국 정부기관 직원·가족 등 적용
냉전 이후 소련·중국인과 친밀 관계 금지 완화
지난 1월부터 전면적 확대
AP “냉전 시대로의 회귀”

미국 정부가 중국 주재 정부 기관 직원과 가족이 중국 시민들과 ‘낭만적 또는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했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는 이 정책이 지난 1월 니콜라스 번스 전 주중 미국대사가 임기를 마치고 중국을 떠나면서 발효됐다고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지난 여름 주중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 5곳에 경비원 등 지원 업무를 하는 중국 시민과 ‘낭만적 또는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하는 제한적 조치가 취해졌다. 번스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인 지난 1월 모든 중국 시민과 ‘낭만적 또는 성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 조치를 확대했다.
이번 조치는 주베이징 대사관을 비롯해 광저우, 상하이, 선양, 우한의 영사관과 홍콩·마카오 영사관 등에 소속된 정규 직원뿐만 아니라 보안 인가를 받은 계약직 직원도 포함된다. 중국 시민과 기존 관계가 있는 이들은 이 정책 대상에서 면제해줄 것을 신청할 수 있지만 면제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국 시민과의 관계를 끝내거나 직위를 떠나야 한다. 이 정책을 위반하는 직원은 즉시 중국을 떠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고 AP는 전했다.
이 정책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고, 지난 1월 중국에 있는 미국 정부기관 직원들에게 구두와 e메일로 전달됐다.
AP는 이같은 조치 확대가 냉전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평했다. 기밀이 해제된 미 국무부 문서를 보면, 1987년 미국 정부는 모스크바에 있는 미 해병이 소련 스파이로부터 유혹을 받은 후 소련과 중국에 있는 미국 정부 직원이 현지인과 친구가 되거나, 데이트를 하거나 성적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했다. 이같은 제한은 1991년 소련 붕괴 후 완화됐다.
1월에 확대된 조치가 시행되기 전 중국에 있는 미국 정부 직원은 중국 시민과 친밀한 접촉을 상관에게 보고해야했지만, 낭만적 또는 성적인 관계가 명시적으로 금지되지 않았다.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출신인 피터 매티스는 “과거 중국 정보기관이 중국에 주재한 미국 외교관을 꾀어낸 사건이 최소 2건 공개된 바 있는데, 최근에는 유사한 사례를 들은 적이 없다”면서 “이번 조치는 중국이 미국 정부에 접근하는 방식이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해외에서 이미 엄격한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외국 시민권을 취득한 배우자가 있는 중국 공무원의 승진을 금지하고 외교관이 한 나라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시행해 일부 인력은 중국으로 돌아가야 했다고 AP는 전했다. 중국 대부분 정부 기관에서는 공무원과 직원이 외국인과 낭만적 또는 성적인 관계를 갖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AP는 이에 국무부와 번스 전 대사에게 확인을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았으며, 중국 외교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에 문의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