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고물가로 힘들어”
2년 연속 역대 최저 기록
배스 시장 비호감도 상승

LA 주민들이 누리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UCLA 러스킨 공공정책대학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5년 LA카운티 삶의 질 지수’에 따르면, 주거비 부담과 노숙자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로 인해 생활 만족도가 2년 연속 최악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LA카운티의 삶의 질 지수는 100점 만점에 53점으로, 2024년과 같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진행된 조사 중 3년이 55점 이하였다. 이는 주민 대다수가 현재 생활에 불만족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UCLA 조사 책임자인 제브 야로슬라브스키 디렉터는 “온화한 날씨, 해변, 훌륭한 타코가 있는 도시지만, 주민들의 정서는 밝지 않다”고 말했다.
가장 불만족 요인은 무엇일까.
설문에 따르면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고용 불안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주민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혔다. 특히 노숙자 문제는 수년간 최상위 우려 사항이었다. 노숙자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을 통해 올해 1월 발생한 팰리세이즈와 알타데나 대형 산불이 지역사회 미친 영향도 가늠할 수 있었다. 응답자 중 약 40%는 산불 이재민 또는 관련자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14%는 실제로 산불로 인해 수입 손실을 경험 있다고 했으며, 13%는 일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를 본 계층은 라티노, 저소득층, 파트타임 종사자, 젊은층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이 같은 장소에서 재건축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89%에 달했다. 이는 2019년 울시 산불 당시 76%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한, 52%는 산불 대응 강화를 위한 세금 인상에 찬성했으며, 특히 젊은층, 아시아계, 라티노계에서 찬성률이 높았다.
설문에서는 이민 및 추방에 대한 우려도 삶의 질에 영향을 줬다.
44%의 응답자는 자신 또는 지인이 추방될까 걱정된다고 답했으며, 이는 트럼프 1기 초반이던 2017년의 37%보다 높은 수치다. 라티노18~39세 사이의 응답률이 50%를 넘었다. 그들은 시 및 카운티 정부가 연방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에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에도 더 적극적이었다.
한편, 산불 대응 여파는 캐런 배스(사진) LA시장과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배스 시장에 대한 호감도는 37%, 비호감도는 49%, 카운티 위원회는 호감도 34%, 비호감도 37%로 나타나, 전반적인 신뢰 하락이 감지됐다.
이번 조사는 2월 23일부터 2주간 LA카운티 거주자 1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3%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