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범에 음탕한 생일편지” WSJ 보도에…트럼프, 14조원 소송 제기

2025-07-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여년 전 미성년자 성착취범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에게 외설적인 그림이 그려진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 14조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WSJ의 발행사인 다우존스는 보도가 정확한 사실에 기반했다며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SJ 기자 2명과 다우존스, WSJ의 모기업 격인 뉴스코퍼레이션과 그 창립자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연방 명예 훼손법에 따라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마이애미연방 법원에 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재정과 평판 측면에서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100억달러는 미국 역사상 최대 명예훼손 배상액을 크게 초과하는 금액이라는 게 로이터의 설명이다.

WSJ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면서 장난스럽고 외설적인 그림을 그려 넣은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름이 적힌 편지에는 굵은 마커를 쓴 손 그림으로 보이는 나체 여성의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안에 타이핑된 글자들이 들어가 있다. 보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캐롤라인 레빗(백악관 대변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그 편지가 가짜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WSJ이 “허위이고 악의적이며 명예훼손인 기사를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루퍼트와 그의 친구들이 이 사건에서 제공해야 할 수많은 증언과 진술 시간을 기대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 제기에 다우존스는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다우존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자사 보도의 철저함과 정확성을 전적으로 확신하며, 어떤 소송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정가에서는 엡스타인의 성 추문과 관련해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는 주장과, 사인이 타살이라는 음모론이 재부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내부의 분열이 초래됐다. 특히 엡스타인의 ‘리스트’ 존재를 부정한 팸 본디 법무장관의 최근 발언은 그런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듯이 말했던 그의 과거 발언과 배치되면서 트럼프 지지자들의 큰 반발을 샀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본디 장관에게 엡스타인 사건의 대배심 증언 내용 중 의미 있는 것은 법원 승인을 받아 전부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엡스타인과 여러 차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어울렸고, 플로리다에서는 이웃으로 지내기도 했다. 2002년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제프를 15년 동안 알고 있고, 함께 있으면 정말 재미있다”며 “그는 나만큼 아름다운 여성들을 좋아한다고도 하는데, 그 중 많은 이들이 젊은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엔 “엡스타인이 처음 체포되기 전 둘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며 “15년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의 팬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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