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메뉴’로 웨이팅 대란 일으킨 윈난 찻집

2024-09-23

중국 윈난(云南)성의 한 찻집이 웨이팅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타 브랜드가 공격적인 가맹점 확장과 빠른 메뉴 업데이트를 통해 세를 불리는 것과 달리, ‘단일 메뉴’와 ‘직영점’을 고수하는 정반대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치린다커우차(麒麟大口茶, DAKOTEA) 얘기다.

윈난의 웨이팅 맛집, 전국구 확장

치린다커우차는 ‘단일 메뉴’로 중국 음료업계에서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다. 윈난의 1호점을 비롯한 치린다커우차의 매장은 웨이팅이 일상이다. 특히, 쿤밍(昆明) 퉁더광장(同德廣場)점은 수개월 연속 2시간은 대기해야 구매할 수 있어 ‘대리 웨이팅’으로 돈을 받는 업자들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중국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올해 들어서는 허난(河南), 허베이(河北), 구이저우(貴州), 네이멍구(內懞) 등 다른 지역으로 본격 확장에 나섰는데, 새로 여는 매장마다 소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정저우(鄭州)의 한 매장은 배달 주문 없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90일 연속 하루에 1000잔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허베이점은 개업 7일 만에 맛집 평가앱에서 인기 1위에 올랐고, 구이저우점은 춘절 귀성객 인파를 연상시킬 정도로 손님몰이를 하고 있다.

섣부른 확장 패착, 직영점에 집중

신규 매장을 여는 족족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치린다커우차는 직영점 체제라는 다소 보수적인 전략으로 매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상적인 체제가 잡히기 전까지는 직영점으로 시행착오를 개선할 방침이다.

치린다커우차의 창업자 린썬(林森)은 3단계에 거쳐 매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단계는 지난 2017년 1호점을 낸 후, ‘단일 메뉴’라는 전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한 것이다. 이후 2단계에 돌입해서는 직영점을 본떠 40여 개 매장을 내고, 다양한 루트에서 다양한 매장의 형태를 테스트했다.

이 과정에서 치린다커우차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난해, 린썬은 어느 정도 매장 체계가 무르익었다고 판단, 5월부터 윈난 지역에 가맹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4시간 만에 3000여 개의 신청서가 폭주했고, 포지셔닝과 입지 선정의 불협화음 등으로 인해 감당 불가능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섣부른 확장이 패착을 부르고 만 셈이다.

치린다커우차는 이후 부단한 조정과 혁신을 거쳐 올해부터 3단계에 진입, ‘1인이 세심하게 운영하는 매장 모델’에 집중했다. 이 방식으로 통해 중국의 소비 둔화세 속에서도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올여름, 린썬은 ‘1인 매장’ 체제를 각 매장의 운영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정하며 업그레이드했다. 고객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수 매장은 ‘1인 매장’을 채택해 2인이 교대 근무로 운영한다면, 고객이 많은 매장은 1+1 모델을 채택했다. 즉, 음료를 제조하는 직원 외에 매장 밖에서 브랜드를 홍보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직원 1인을 더 배치한 것이다. 이 방식을 토대로 15제곱미터 매장에서 60만 위안(약 1억 1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수 있었다.

단일 메뉴, 1만 개의 디테일로 차별화

올해, 치린다커우차는 ‘윈난’을 넘어 본격적으로 전국구 진출에 돌입했다. 그러면서 ‘단일 메뉴, 1만 개의 디테일’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내세웠다.

“제품의 독특한 가치 창출을 위해 모든 자원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린썬은 이렇게 말했다. ‘1만 개의 디테일’은 ‘독특한 가치’라는 장벽을 공고히하기 위한 전략이다. 치린다커우차를 복제한 소위 ‘짝퉁’ 브랜드가 범접할 수 없는 디테일로 승부하겠다는 것.

일례로 독자적인 맛 ‘치린향(麒麟香)’을 구축했다. 치린다커우차는 일반적인 레몬티(檸檬茶)와는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특징은 차의 향으로, 한 모금만 맛을 봐도 세 가지 향이 혼합된 ‘치린향’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만들어낸 성과다.

단일 메뉴이지만, 공동 창업자 3인 가운데 2명이 연구개발에 참여할 만큼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인다. 우선, 차의 원료를 직접 재배하며, 다양한 산지와 시기에 생산된 5종의 찻잎으로 독자적인 과정을 거쳐 독특하고 자연스러운 향기를 극대화했다. 레몬의 경우에도 12번의 칼집을 내고, 차를 만들 때 사용하는 도구도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 맞춤형으로 사용한다.

덕분에 치린다커우차는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서도 경쟁력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후각을 즐겁게 만드는 특유의 향에 신세계를 맛본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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