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와 SK이노베이션(096770)이 SK텔레콤(017670) 일본 법인의 지분을 인수했다. 지주사가 투자를 단행하면서 그룹 일본 진출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마친 SK그룹이 일본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와 SK이노베이션은 SK스퀘어가 보유하고 있던 SK텔레콤 일본 법인의 지분 70만 주(24.9%)를 33억 원에 사들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SK㈜와 SK이노베이션의 일본 사업을 확장하고 계열사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거점을 마련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일본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일본 정부의 규제로 진입이 까다로운 통신 사업보다는 일본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새로운 사업 기회 등을 모색하는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러다가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지분 투자를 하면서 2023년 합작법인(JV) 형태가 됐다.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계열사 간 협력을 토대로 일본 시장에서 신사업을 보다 적극 발굴하자는 포석을 깔고,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주사의 참여로 SK그룹 차원에서 일본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일본 법인은 에너지 솔루션, 인공지능(AI) 등 그룹에서 진행하는 주요 사업들을 지원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기능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SK㈜의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경우 일본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며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은 전날 일본 닛산에 15조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그룹은 SK아메리카와 SK차이나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SK㈜, SK하이닉스, SK E&S(현 SK이노베이션)가 SK아메리카 지분을 추가 확보한 바 있다. 북미 지역에서 늘고 있는 반도체와 배터리, 에너지 분야 투자를 늘려 기업 가치를 높이는 한편 급속도로 변화하는 지정학적 정세에 긴밀히 대응하는 차원이다. SK차이나는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및 중국 기업과 협력 관계 구축 등에 주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