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라올 KT는 올라온다. 후반기 3연패로 출발했던 KT가 4연승으로 반격 태세를 다시 갖췄다. KIA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고, 3위 롯데도 가시권이다.
KT는 25일 수원 홈에서 삼성을 8-5로 꺾었다. 1회말 첫 이닝부터 삼성 선발 양창섭의 난조를 틈타 4득점하며 기선을 잡았다. KT는 5회 2점, 7회 1점을 추가하며 7-1로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경기 후반 분위기가 묘해졌다. 8회초 삼성 양도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후속 류지혁에게 다시 적시타를 내줬다. 8회 2사 조기 등판한 박영현이 첫 타자 김성윤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1·2루에서 박영현은 삼성 구자욱에게 정타를 맞았다. 크게 날아간 타구가 오른 담장 앞에서 잡혔다. 조금만 더 뻗어갔다면 순식간에 동점이 되는 타구였다.
KT는 8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솔로 홈런을 때렸다. 4점 차 리드를 안고 박영현이 한결 편안한 분위기에서 9회 마운드에 다시 올랐다. 그러나 박영현은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삼성 선두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홈런을 맞았다. 강민호와 전병우는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크게 휘청이던 경기 분위기를 다잡은 건 손동현이었다. 무사 1·루에서 박영현을 구원 등판한 손동현은 김태훈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삼성으로 향하던 흐름을 가볍게 끊어냈다. 손동현은 이어 전 KT 동료 홍현빈을 다시 삼진으로 처리했고, 양도근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앞서 창원 원정에서 NC 3연전을 쓸어담은 KT는 이날 승리까지 4연승을 달렸다. 3위 롯데와 2경기 차로 간격을 유지했다. 롯데에 패한 5위 KIA와 승차는 1.5경기로 한뼘 더 벌렸다.

주장 장성우가 5회 2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회 첫 타석 무사만루 기회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2회 2사 주자 1루에서 다시 투수 앞 땅볼로 아웃을 당했지만 5회 3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1사 강백호를 1루에 두고 장성우는 양창섭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비거리 130m 대형 홈런을 날렸다. 장성우는 “첫 타석 무사 만루에서 슬라이더 5개에 당했다. 2번째 타석도 슬라이더를 쳤는데 투수 땅볼로 죽었다. 세번째 타석 들어갈 때 절대 직구로는 승부 안 할 거라고 생각했다. 2스트라이크 전까지 슬라이더는 놓치지 말고 치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실투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장성우는 “제가 다방면으로 뛰어난 선수는 아니니까, 찬스 때라도 잘 치고 싶은데 못하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좀 더 화가 나는 편”이라면서 “첫 타석 무사 만루 기회에 삼진을 당해서 많이 안 좋은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이)정훈이가 좋은 결과를 내줬다”고 말했다. 이날 KT는 1회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 장성우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후속 이정훈이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면서 분위기를 살렸다. 이정훈의 1회 안타가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장성우는 이날 전까지 7월 9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267에 그치며 썩 감이 좋지 않았다. 지난 18~20일 한화를 상대로 한 후반기 첫 3경기는 허리 통증으로 모두 빠졌다. KT는 그 3경기를 모두 졌다.
장성우는 “후반기 첫 경기 준비할 때 허리가 좀 느낌이 안좋았다. 감독님, 코치님이 상태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좀 쉬다 오라고 배려를 해 주셨다. 한화한테 스윕을 당해서 좀 그런 상황이었는데도 감독님이 여기(경기장) 있지도 말고 집에 가라고 하시더라”며 “그렇게 배려를 해 주시니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우는 “선수는 본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에 대한 애착이나 충성도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그런 분에서 제가 더 잘해야 한다는데 집중하니까 그런 면에서 타격도 좋아지는 것 같다. 타격은 집중력 좋은 사람이 잘 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이후 16일 만에 4번 타자로 나선 경기이기도 했다. 장성우는 “올해 초반에도 좀 안 좋았고 해서 타격 코치님께 ‘지금은 4번이 좀 부담스럽다’는 말씀을 드린 적도 있다. 사실 평소에도 농담으로 ‘제가 4번 치면 팀 성적이 안 납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면서 “로하스나 (강)백호 이런 선수들이 더 해줘야 한다. 다만 제가 작전이나 팀 배팅을 중요시하는 편이라 4번으로 나가도 그냥 4번째로 친다 생각하고 이어주는데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