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다가오는 연말 임원인사에서 전문성과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를 최우선 기준으로 두기로 했다. 7월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보다는 보험사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을 뽑겠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자회사 임원 선임 기준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나눠 먹기가 아닌 실용주의에 기반한 능력 위주 인사를 하겠다는 뜻이다. 금융계의 고위 관계자는 “은행 출신 고위 임원을 사업 연관성이 낮은 비은행 자회사 요직으로 내려보내는 인사가 일반적”이라며 “퇴직자를 예우하고 은행 중심의 경영을 공고하게 한다는 측면이 있지만 자회사의 전문성을 저해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그룹의 조직·인사 문화가 바뀌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임 이후 계속된 노력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옛 한일과 상업은행 출신으로 나뉘어 자리다툼을 벌이던 모습은 옛말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의 16개 계열사 가운데 외부 출신은 약 43.7%(7곳)에 달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은행 출신이지만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등은 밖에서 왔다. 현재 우리금융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 임원은 내부 출신을 중용하고 있다. 특히 2금융권은 은행과 업의 성질과 내용이 크게 다르다. 은행과 달리 카드사는 소비와 마케팅에 특화돼 있고 증권사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투자 상품을 다룬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의 인사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해 말 자회사 임원 선임 시 지주 회장과의 사전 협의 제도를 폐지했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은 은행과는 완전히 다른 문법으로 작동한다”며 “내부 승진을 통해 검증된 전문가를 기용하고 열심히 하면 CEO까지 갈 수 있다는 희망은 자회사 직원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부행장급 인사가 마지막에 거쳐가는 자리였던 우리은행의 해외법인장에 ‘젋은 피’가 수혈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에는 A 본부장이 내정됐고 베트남우리은행의 경우도 B 본부장이 공식 인사를 기다리고 있다. 캄보디아우리은행도 본부장급인 C 씨가 내정된 상태다. 우리은행의 경우 러시아와 브라질, 유럽우리은행 등은 부장급이 법인장이다. 은행 해외지점의 꽃인 우리은행 뉴욕지점장은 해외 경영학석사(MBA) 채용으로 입행한 권오희 지점장이 맡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리더를 중심으로 보은형 인사가 아닌 실질적인 영업 성과를 내기 위한 의도다. 우리금융의 관계자는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우리금융이 추구하는 실용주의 경영의 일환”이라며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닌 전문성과 성과를 핵심으로 한 조직 문화 혁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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