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잇단 매각·회생신청, 전북 유통시장도 '휘청'

2025-03-05

홈플러스 기업 회생절차, 4년간 전북 소매판매액지수 감소세

홈플러스 전주효자점, 매각 주관사인 부동산플래닛 매각 중단

롯데마트 군산점, 재매각 결과 국민은행으로 소유주 변경

"매출 저하 속 온라인 판매는 쿠팡 등과 경쟁 안돼 폐업과 매각"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을 계기로 그동안 쌓여 왔던 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악재가 불거지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북지역 유통시장도 잇따른 매각 시도와 소유권 변동으로 타격우려와 함께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다.

5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북지역에 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는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이 법원의 감독 아래 채무를 조정하고, 경영을 정상화하는 제도다. 회사 측은 "자금난 극복을 위한 예방적 차원의 조치"라며 협력업체 대금과 직원 급여 등은 정상 지급되고, 영업도 지속된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로 보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는 통상 수개월에서 수년간 진행돼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약 2만 명의 조합원과 가족들이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으며, 일부 유통업체들은 홈플러스 상품권 사을 중단하면서 '제2의 티메프' 사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전주효자점 역시 위기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건물주인 이지스자산운용은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난해 부동산플래닛이 매각 주관사로 선정됐으나, 계약기간이 올해 초 만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자산운용사가 직접 매각을 추진 중이다.

부동산플래닛 관계자는 "약 1년간 매각을 진행했으나, 유효한 매수자들이 나오지 않았다. 현재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지즈자산운용 측은 "매각 절차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코로나 여파 및 금리인상 기조로 매각에 어려움이 있다. 조건에 부합하는 매수 의향자가 있는 경우 수의계약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상황과 관련해서는 "염려가 되는 부분이 있어 홈플러스 측에 공식 입장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마트 군산점은 최근 소유권이 세 번째로 변경됐다. 지난해 12월 캡스톤자산운용에서 국민은행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쇼핑은 2014년 군산점을 캡스톤자산운용에 매각했으며, 이후 재매각 절차가 진행됐다. 군산시 관계자는 "약 8000억 원에 재매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롯데 측이 현금 확보 개념으로 자금 운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추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같은 대형마트의 위기는 수익성 악화가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됐으며, 팬데믹 기간 동안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전북 지역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1년 95.6, 2022년 90.2, 2023년 91.9, 2024년 88.6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분기별로도 모두 지난해 동분기 대비 소매액지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쇼핑 확대와 같은 '업태'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대형마트의 수익구조가 약화됐다.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전환에 뒤처진 점도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쿠팡 등은 초기 적자를 감수하며 온라인 시장에 적극 투자해 수익 기반을 마련한 반면, 대형마트들은 이러한 전략적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다.

유대근 우석대 경영학부 명예교수(전 유통통상학부)는 "대형마트는 2010년대 전성기 매출의 60~65%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매각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한번 매각하면 이익은 안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들도 온라인 무점포 판매로의 전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경쟁력 측면에서 열세에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 #대형마트

김선찬 sunchankim94@naver.com

다른기사보기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