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중국이냐, 부실덩이 중국이냐...가장 큰 제약은 제도 리스크[BOOK]

2025-02-07

두 얼굴의 중국 경제

오광진 지음

솔과학

중국은 두 개다. 딥시크(DeepSeek)로 상징되는 '혁신 차이나'가 그중 하나요, 파산에 직면한 부동산 회사 헝다(恒大)가 대표하는 '부실 덩이 중국'이 또 다른 하나다. 어느 것이 진짜 중국의 모습일까. 이 책 『두 얼굴의 중국 경제: 피크 차이나 vs 차이나 쇼크』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다층적 분석을 제시한다.

여러 언론사에서 베이징 특파원으로 거듭 일했고 중국에서 금융을 전공하고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중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일부 부정적 전망에 대해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 육성 정책을 주시한다. 인공지능(AI)·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산업이 추가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방 IT업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딥시크는 이를 보여준다.

지나친 낙관 역시 경계한다. 저자는 중국 경제를 옥죄는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제도 리스크'를 꼽는다. 시진핑(習近平) 체제 들어 중국은 공산당 권위주의 성향을 강화했고, 이는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민영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

중국 경제의 최대 고민인 만성적인 내수 부족 역시 제도 리스크에서 원인을 찾는다. 시장은 속성상 자율성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그러나 권위주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사회적 부(富)가 개인보다 국가로 더 편중되고 있다. 시장이 커지기 어려운 구조다. 전체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서방 선진국은 70~80% 수준이지만 중국은 60%에도 이르지 못한다.

중국 경제는 기업의 혁신이 만들어내는 '차이나 쇼크' 요소와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는 '피크 차이나' 모습을 모두 갖추고 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두 얼굴의 중국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널리즘과 아카데믹 영역을 넘나들며 저자가 제시하는 논거들을 따라가다 보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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