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랜스젠더 여성 암 환자가 수술 중 의료진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조롱하는 내용을 녹음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에 거주하는 제니퍼 카파소(42)는 지난 3월 뉴욕주 대법원에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를 상대로 차별 혐의 소송을 제기했다.
카파소는 2020년 4기 전이성 직장암 판정을 받은 뒤 오랜 기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그 과정에서 지속적인 불공정 대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2022년 3월 폐 종양 절제 수술 당시 카파소는 자신의 가방에 넣어 둔 휴대전화로 수술실 내부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했다.
녹음 파일에는 의료진이 그의 성별과 관련해 비아냥거리거나 폄하하는 발언이 담겼다.
한 간호사는 카파소에게 “아직 성기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고, 다른 직원들은 “정상적이지 않다”,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술 중 카파소를 '남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한 한 간호사는 카파소의 의료기록에 성별이 '여성'으로 기재된 것을 보고 병원 관리자에게 전화를 걸어 성별 표기를 변경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파소는 본인의 동의 없이 의료 정보상의 성별이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뀌었으며, 이 변경이 올해 1월까지 유지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대우를 받았음에도 MSK가 미국 내 최고 수준의 암 전문 병원이기 때문에 치료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병원 측은 차별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카파소가 진행한 녹음이 의료진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성별 기록을 잘못 기입하거나 수정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MSK 측 변호인단은 “해당 녹음은 환자가 마취로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의료적 논의를 하는 장면 중 일부일 뿐”이라며 “대화의 대부분은 잡음이 많아 누가 말했는지, 어떤 취지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