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지하철, 엄마는 어린이집”…남녀간 나뉘는 출근길 전쟁터

2025-03-29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 보고서

30대 男女 출근시간 격차 10분 이상 벌어져

“아내는 자녀 돌봄, 남편은 임금·경력이 직장 선택에 영향”

남녀 간 육아분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아빠와 엄마의 출근길에서 여전한 자녀돌봄 격차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경력과 소득을 위한 자택과 먼 곳의 직장을 마다하지 않은 반면 여성은 자녀 돌봄을 위해 통근 거리가 짧은 직장을 다니는 경향이 감지된 것이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의 ‘생애과정 이행에 대한 코호트별 비교 연구: 양육·일가정 양립’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간 출퇴근 시간 차이가 자녀 돌봄이 본격화되는 30대부터 벌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1970∼1994년생 청년 세대를 5년 단위 코호트(공통된 특성을 가진 사람들 집단)으로 나눠 양육과 일가정 양립과 관련된 지표의 추이를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에 따르면, 1970~74년생의 경우 20대 초반에는 남성의 출퇴근 시간이 67.3분, 여성은 66.4분으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30대 초반이 되면 남성은 69.8분으로 늘고, 여성은 53.6분으로 줄어 16.2분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 같은 양상은 이후 세대에서도 반복된다. 1975~79년생은 남녀간 차이가 13.5분의 차이를 보였고, 1980~84년생은 12.5분, 1985~89년생은 11.8분으로 여전히 10분 넘는 격차를 보였다.

이러한 변화가 자녀 돌봄에 대한 성 역할 부담과 직장 선택 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보고서는 “자녀가 있는 경우 여성이 가정 내 시간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여성의 근무 시간과 통근 시간에 제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반대로 남성의 출퇴근 시간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통근 시간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의 높은 소득을 우선시하여 출퇴근 시간과 상관없이 주거지와 먼 직장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출퇴근 시간 격차는 자녀 양육 부담이 경감되는 40대에 들어서도 여전하다. 1970년대생은 40대에서 남녀간 출근격차가 13~15분 가량 발생했다. 보고서는 “자녀가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진학하여도 여전히 여성이 이들의 돌봄과 교육에 대한 대부분을 맡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이밖에 남녀간 가사·돌봄노동 할애 시간, 기혼여성의 고용률 및 경단녀 비율 추이 등을 두루 분석했다. 그 결과 여전히 일가정 양립과 양육 관련 지표에서 성별간 차이가 존재한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가사 및 양육에 대해 성별로 비슷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은 커졌다”면서도 “실제 실태에 있어서는 최근 코호트로 와도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퇴근 소요시간과 육아휴직 사용률 지표에서도 아직 전반적으로 여성의 가사 및 양육 부담이 남성에 비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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