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과서 지위 박탈을 앞둔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발행사들이 교사와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30일 시연회와 토론회를 열었다. 국회에서 AI 교과서 지위를 참고서와 같은 ‘교육자료’로 격하시키는 개정안 통과가 임박한 가운데 막판 여론 뒤집기에 힘쓰는 모습이다.
사단법인 한국교과서협회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AI 디지털교과서(AIDT) 시연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중학교 교사들이 교과서를 활용해 학부모와 교사 앞에서 수학·정보 수업을 시연했다.
종합 토론에선 학부모 대표와 교사, 교원 단체와 교수, 발행사 등이 AI 교과서의 장·단점 분석과 발전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현아 경일초 교장은 교실에서 찍은 10분짜리 동영상을 상영하며 “종이 교과서로 영어 수업을 진행할 때 그림만 사용해 집중력이 떨어지지지만 AIDT는 다양한 영상 콘텐트로 교실 분위기를 살아 숨쉬게 한다”고 전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지위를 낮추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개정안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고, 다음달 4일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교육자료가 되면 학생 1명당 월 5000원가량 구독료를 지원하는 예산이 끊길 수 있다.
발행사들은 AI 교과서 지위가 격하될 경우 활용률은 현재보다 더욱 떨어지고, 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직원 감축과 같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과 총궐기대회, 1인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전날에는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방문해 정책 철회와 제도 재논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