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 난도가 높아서 해외 업체가 독점하는 화장품 핵심 원료가 많습니다. 해외 기업이 오랜 기간 독과점해온 제품을 공략해 국산화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마영흔 에프티씨코리아 대표는 전자신문과 만나 샴푸나 린스 등에 들어가는 점증제, 정전기 제거용 첨가제 등을 국산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 대표는 2001년 에프티씨코리아를 창업하고 반응 촉매 분야 사업을 해온 화학공학 전문가다. 에프티씨코리아는 도료 원료 및 촉매를 시작으로 2010년에는 타이어코드 접착제를 국산화했다. 최근에는 화장품 원료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점증제와 헤어케어 원료 등을 국산화했다.
마 대표는 “도료용 고분자 촉매도 국내에서는 경쟁사가 없다”며 “촉매도, 타이어코드도 세계적으로 경쟁사가 2~3곳에 불과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 원료 분야도 국내에서는 글로벌 기업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제품군을 국산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샴푸, 린스, 영양크림 등에 들어가는 점증제다. 액체 형태 화장품을 사용자가 편하게 쓰기 위해서는 적절한 점도를 구현해야 하는데, 여기에 이 점증제가 들어간다. 화장품 제조업체들의 점증제 성능 및 품질 기준이 높아서 기존에 프랑스 원료 업체가 전량 독점해왔다. 이 시장에 에프티씨코리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머리카락에 사용되는 제품에는 정전기를 방지하고 빗질이나 관리하기 편하도록 하기 위해 첨가제가 들어가는데, 회사는 이 원료도 국산화했다. 미국 다우케미컬이 시장 60% 이상 점유하고 있는 제품이다.
마 대표는 “점증제나 정전기 방지 첨가제는 일반적인 원료와 달리 난도 높은 기술이 필요해 시장에 플레이어가 2~3곳 뿐”이라면서 “고객사는 한 회사에서 공급받는 경우 가격 제어가 안 되기 때문에 공급망을 이원화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기존에 글로벌 업체가 공급하는 생활용품 섬유 린스용 첨가제도 4분기부터 제조자개발생산(ODM)을 시작한다. 옷을 세탁할 때 정전기를 방지하거나 집이나 생활용품에 활용하는 원료다.
최근에는 화장품용 점증제 기술을 활용해 석유시추 사업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석유 시추 과정에서도 흐르지 않도록 점도를 높여주는 과정이 필요해 점증제가 활용된다. 회사는 현재 시험을 마치고 고객사로부터 시험 주문을 받은 상태다.
마 대표는 “석유 시추용 점증제는 내년부터 매출이 발생할 예정으로, 2026년 25억원에서 2028년 70억원으로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프티씨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01억원 가운데 도료 촉매 및 첨가제 부문이 59%, 타이어코드 제품이 21%, 화장품 원료가 20%(82억원)를 차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수출 기업이다.
회사는 2027년에는 매출 1100억원 가운데 화장품 소재 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평택 공장 부지에 화장품 전용 공장을 짓고 1만5000~2만톤 규모 화장품 원료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마 대표는 “화장품 완제품 제조사들은 시장에 따른 부침이 심하지만 핵심 원료 제조사나 콜마, 코스맥스와 같은 ODM 업체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빠르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ODM을 성장동력으로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