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공항에 드론 출몰로 항공기 운항이 잇따라 중단되는 일이 잦은 가운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공항이 벨라루스에서 날아온 풍선 떼문에 한때 폐쇄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풍선들은 조사 결과 밀수 담배를 운반하려던 것으로 드러났다. AP,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은 5일(현지시간) 이 사건을 보도하며 유럽 영공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전날인 4일 오후 10시 16분경, 빌뉴스 공항 상공에 열기구 형태의 풍선 약 25개가 포착되면서 영공 폐쇄 조치가 내려졌다. 항공 교통은 일시 중단됐다가 다음 날인 5일 오전 4시 50분께야 운항이 재개됐다. 이로 인해 총 30편의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생겼고, 6,000여명의 승객이 피해를 입었다.
리투아니아 국가위기관리센터 대변인은 영공에 진입한 풍선 중 일부가 밀수 담배 운반용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경 경찰은 여러 지점에서 풍선 11개와 밀수용 담배 1만8000갑을 수거했다.
대변인은 벨라루스 밀수업자들이 담뱃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유럽연합(EU)에서 이윤을 얻기 위해 풍선을 밀수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누적 544건이 보고되었다고 설명했다.
나토(NATO) 및 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우방인 벨라루스와 679km의 긴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번 풍선 소동은 폴란드,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다른 나토 회원국의 영공이 러시아 드론이나 전투기에 의해 침범당하는 사건이 증가하고, 독일 뮌헨 공항 등에서도 드론으로 인해 항공 운항이 중단되는 등 유럽 전역의 안보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발생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