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여생, 수필가

육수만 넣으면 바로 제공할 수 있도록 내용물이 담긴 국그릇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조문객맞이를 위한 준비이다. 그 앞에서 급식 지원 종사자 두 분이 얘기하고 있다. 그들은 위생 모자와 장갑은 착용했으나, 위생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침방울(비말)을 통한 전파가 주요한 감염 요인으로 밝혀졌다. 비말 전염은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 또는 말할 때 튀는 침방울이 타인의 입과 코 그리고 눈 점막에 닿아 감염된다. 감염 경로가 알려지면서 요리 방송에서는 투명 위생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반으로 확대됐다.
마스크 착용이 비말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요식업계와 식품업계 종사자들에게는 필수 사항이 됐다. 이는 고객과 직원 간의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식품 위생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어느 순간부터 위생 업계 종사자들은 마스크를 벗었고,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대면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마스크 없는 대면 서비스가 일상화된 요즘, 음식점에서 직원이 음식을 내오며 “맛있게 드세요.”라는 인사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특히 식품을 판매하는 종사자가 마스크 착용도 없이 맛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할 때는 구매 의욕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는 우리가 아직도 침방울에 대한 불안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비말 전염의 심각성은 위생 문제를 넘어 사회적 예절과 일상적인 행동 양식까지 변화시켰다. 기침이나 재채기뿐만 아니라 대화를 나눌 때도 침방울을 차단하는 것이 사회적 배려로 자리 잡았으며, 키오스크와 앱 주문 등 비말 접촉을 최소화한 비대면 주문이 일상화되고 있다.
위생 업계 종사자들의 마스크 착용은 고객에 대한 배려이자 기본 수칙이다. 이는 위생의 기본이며 업무 복의 일부인 거다. 고객을 대하는 기본 예의인 거다. 마스크 착용은 업주의 위생 의식과 태도를 보여주는 책임 있는 자세이며, 고객의 신뢰를 쌓는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감염병의 유행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 또한 중요하다. 침방울이 주요 감염 경로이기에 예방은 단순히 개인위생을 넘어 공공의 위생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겠다. 마스크 착용은 감염 예방에 효과적인 수단인 만큼 선택이 아닌 제도적으로 반드시 시행돼야 할 사회적 의무이다. 요식업 종사자들이 위생 모자와 장갑을 당연히 착용하듯 마스크 역시 필수적인 위생용품으로 인식돼야 한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규제가 느슨해진 점은 아쉽지만, 위생 업계 종사자들의 투명 위생 마스크 착용은 필수적 조치로 정착돼야겠다. 이는 고객의 신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종사자들의 착용에 따른 불편함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장시간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은 위생 마스크 개발 또한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위생 업계 종사자들의 마스크 착용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타인을 배려하는 하나의 표현이다. 그렇기에 반드시….
※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