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첫 23~24일 訪日 정상회담
호사카 교수 "이재명이시바 선언 나올 가능성
'미래지향적 협력' 발언 일본 측도 반기고 있어
이시바 총리 '종전 80주년 담화' 여부 초미 관심"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20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종전 80주년 담화를 따로 내고 싶은 의지가 강하다"면서 "이재명 한국 대통령과 만남을 계기로 '이재명-이시바 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에서는 현재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사실 보도만 하고 있고 코멘트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이재명 정부가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에 중심을 잡고 있는 부분은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권위자인 호사카 교수는 오는 23일 한일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분석과 전망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오는 23~24일 일본을 찾아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호사카 교수는 회담 전망과 관련해 "오는 23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은 과거를 직시하고 그 토대 위에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자는 이 대통령의 8·15 광복 80주년 경축사 정신에 맞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호사카 교수는 "한국은 광복 80주년, 일본에서는 패전 80년, 종전 80년이 된다"면서 "이시바 총리가 종전 80주년 담화를 내고 싶어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호사카 교수는 "이시바 총리가 이번에 이 대통령과 만남을 계기로 종전 80주년 담화를 낼 수도 있다"면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8·15 때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해 '반성해야 된다'라고 이미 언급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시바 총리의 종전 80주년 담화와 이재명-이시바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오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을 찾는 이 대통령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국익을 위한 실용외교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한국의 국익을 위해 일본과 관계를 잘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호사카 교수는 "이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에서 경제적인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역사적인 부분은 일본 측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호사카 교수는 "미래 지향적인 부분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에 일본 측에서도 이러한 이 대통령의 자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호사카 교수는 "한일 간에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 윈읜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올 것 같다"면서 "다만 일본이 군사적인 부분에서는 한미일 군사공조를 바이든시대와 비슷하게 주장하고 있어 그 대목은 한국이 조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호사카 교수는 "아무래도 바이든시대에는 한국을 앞세워 대만사태가 일어났을 때 대응한다는 일본 측의 기조가 있었다"면서 "이시바 정권에서도 그 흐름을 이어 가고 있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호사카 교수는 "한국과 일본을 같은 전쟁 지역으로 묶는 '원시어터(One Theater·하나의 전구) 구상' 일본이 내놓고 미국이 수용한 바도 있다"면서 "하나의 전구(戰區)가 아니라 북한과 한국의 관계는 따로 관리해야 하는 다른 전구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사카 교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일본과 하나의 전구로 묶이는 것에 대해 충분한 소명을 해야 한다"면서 "일본 측은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활성화처럼 가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이 대통령이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호사카 교수는 "이 대통령이 과거를 직시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강조했기 때문에 일본이 그 대목에 있어서는 상당히 긴장하면서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호사카 교수는 "희망적으로 본다면 이재명-이시바 선언 같은 것도 나올 수 있다"면서 "이시바 총리가 국내 정치적으로 밀리는 측면이 있어 이 대통령과의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꾀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희망적인 성과가 충분히 나올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