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에서 지난 29~30일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음악 시상식 ‘2025 마마 어워즈’가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지난 26일 홍콩 타이포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탓이다. 레드카펫은 생략됐으며, 시상자와 수상자들은 검은 리본을 달고 무대에 올라 추모의 뜻을 표했다.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이틀 동안 개최된 시상식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4개 부문 트로피는 각각 지드래곤(올해의 가수상), 로제 ‘APT.’(올해의 노래상), 스트레이 키즈 ‘카르마’(올해의 앨범상), 엔하이픈(올해의 팬스 초이스)에 돌아갔다. 올해의 신인상은 코르티스와 하츠투하츠가 수상했고, 남자 그룹상은 세븐틴, 여자 그룹상은 에스파에게 돌아갔다. 지드래곤은 ‘남자 가수상’,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솔로 상’, ‘팬스 초이스 남자 톱 10’까지 받으며 4관왕을 달성했다.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무대도 펼쳐졌다. 케데헌은 ‘올해의 뮤직 비저너리상’과 ‘베스트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상’을 수상했고,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멤버들이 극 중 3인조 K팝 그룹 헌트릭스로 분해 ‘왓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와 ‘골든(Golden)’을 불렀다. 공동 연출자인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과 나란히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매기 강 감독은 “혼문이 완성됐다”(The ‘Honmoon’ is sealed)고 외치기도 했다.

다만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던 사자보이즈 공연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형 인명사고가 벌어진 홍콩에서 ‘저승사자’ 모티브의 사자보이즈 공연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상식은 내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화재를 연상케 하는 가사는 수정하거나 선곡에서 제외했으며, 무대 특수효과로 사용되는 불기둥 연출도 없었다.
시상자로 참석한 홍콩 인기 배우 저우룬파(周潤發·주윤발)는 옅은 색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에 올라 시상에 앞서 “화재 참사가 일어난 타이포 웡푹코트 주민들을 위해 다 같이 기립해 묵념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화재로 희생당하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 뒤, 스타디움 전체가 암전되며 잠시 애도의 시간이 이어졌다.

첫째 날과 둘째 날 각각 진행을 맡은 배우 박보검과 김혜수 역시 묵념의 시간을 갖고 위로를 전했다. 김혜수는 “너무나 가슴 아픈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무거웠다”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큰 상처를 입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모든 이들에게 진심을 다해 위로를 전한다. 아직 우리에게 기적이 남아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고 말했다.
마마 어워즈는 1999년 엠넷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해 올해 26회를 맞았다. 2009년 ‘마마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로 이름을 변경했으며, 2010년부터 마카오,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에서 열리고 있다. 홍콩 개최는 2018년 이후 7년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