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 유감 표명에 해빙 기류 기대감
현대차-LG엔솔 합작 공장 차질 속 역할 확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한국인 구금 사태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SK온이 미국 출장 인력의 현장 복귀를 검토하고 있다.
15일 SK온에 따르면 회사는 구금 사태 뒤 숙소에 대기 중이던 단기 상용 비자(B-1) 인력의 자사 공장 투입을 살피고 있다. SK온은 이날 B-1 비자 소지자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공지했다. 해당 범위는 ▲생산라인과 교육장에서의 현장 작업자 교육 ▲비즈니스 목적 연수, 세미나 참석, 고객사 미팅과 계약 ▲장비 설치·유지 보수·수리의 관리 감독 등이다.

SK온은 이 규정에 따라 일부 인력의 현장 재투입을 검토 중이다. 현재 B-1 비자 소지자들은 숙소에 대기 중이다. 다른 기업들이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SK온이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한미 양국의 해결 의지와 현대차와의 협력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날 방한한 미국 국무부 크리스토퍼 랜도 부장관은 한국인 근로자들의 조지아주 구금에 대해 열흘 만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관심을 보이며,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미국에 재입국할 경우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나는 다른 나라나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며 외국 기업의 투자와 인력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미 당국의 과도한 단속으로 투자 위축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를 잠재우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SK온의 미국 공장이 정상 가동될 경우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에 SK온과도 합작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공장 건설이 최소 2~3개월 지연될 것으로 보고 SK온과의 협력 확대를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판매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외에도 SK온 제품을 다수 탑재해왔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