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 할인 ‘공공앱 차등 가격제’
“혜택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가 관건”

“치킨이 먹고 싶을 때는 ‘땡겨요’”에 서울시가 승부수를 띄웠다. 다른 메뉴는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 기존 공룡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구입하더라도 치킨만큼은 ‘땡겨요’가 제일 싸다는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한계도 명확하다. 이미 고공상승한 치킨값은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각종 할인쿠폰을 통한 가격인하를 시도하는 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서울시청에서 공공앱 ‘땡겨요’의 운영사인 신한은행과 18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등과 ‘서울배달 플러스 가격제’ 도입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배달 플러스 가격제는 서울시와 신한은행, 프랜차이즈 본사가 치킨값을 분담해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땡겨요에서 치킨을 주문하면 서울사랑상품권 등 배달전용상품권 할인(15%)에 땡겨요 할인쿠폰(5%), 프랜차이즈 본사 판촉 할인(10%) 등을 통해 최대 3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배민에서 한집배달(수수료 3400원)로 BBQ 황금올리브치킨(23000원)과 사이다 1.25ℓ(2500원)를 주문하면 28900원이지만, 땡겨요로 주문하면 배달료(최대 4000원)를 포함해도 각종 할인을 받아 약 2만원으로 치킨을 사먹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소속 치킨 업종 가맹본부들은 할인쿠폰 등을 활용해 공공앱 판매 가격을 민간앱의 판매가격과 차등화하는 ‘공공배달앱 전용 가격제’ 추진 방안을 논의 중이다. 치맥 성수기인 여름시즌에 맞춰 치킨 업종 서울 가맹점 8000여 곳의 땡겨요 입점도 추진 중이다.
땡겨요는 입점 업체에게 2%의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자영업자의 정산주기를 단축하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업주들의 가입률도 낮은 편이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편의성이 낮은 앱 인터페이스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말 기준 배민의 시장점유율은 58.7%로, 쿠팡이츠(22.7%), 요기요(15.1%) 등 상위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점유율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땡겨요의 점유율은 3%대에 불과하다.
협회 관계자는 “적어도 치킨만큼은 ‘땡겨요’가 가장 싸다는 인식을 만들어 다른 외식업종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치킨 업종은 배달앱 전체 주문의 약 39%를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들이 수요가 높다.
문제는 ‘서울배달 플러스 가격제’가 지속가능할 수 있느냐다. 배달전용상품권(15%)할인을 받으려면 각 자치구별로 발행하는 서울사랑상품권을 구입해야 한다. 땡겨요와 각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할인프로모션을 진행해 최대 30%까지 저렴하게 치킨을 구입할 수 있더라도 할인혜택이 연중 상시로 이뤄질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사업의 핵심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혜택 비용을 누가 어떻게 지급할 것인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치킨업계에서 논의 중인 차등가격제를 적용할 경우 민간앱에서의 할인율이 줄어들어 매출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때 본사가 가맹점에 비용을 떠넘기지 않아고 계속 감내해야 한다”며 “공공앱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지속가능한 지원이 있는지를 찾아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