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마이크로바이옴, 개발속도·전략 '천차만별'

2025-12-10

국내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기반 치료제 산업이 성장세 둔화 속에서 기업별 전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부 기업은 AI 협업을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임상을 중단하거나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도 잇따르며 상업화 성과는 아직 요원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이엠파마(HEM Pharma)는 최근 AI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 인실리콕스(INSILICOX)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분석기술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에이치이엠파마는 PMAS를 기반으로 마이크로바이옴–대사체–질병 정보를 통합 분석해 신약 후보물질을 선별해 왔으며 인실리콕스는 대규모 생명과학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예측, 타깃 발굴, 후보물질 스크리닝 등을 수행하는 AI 신약개발 기업이다. 양사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AI 기반 효능·안전성 예측 모델 고도화 ▲데이터 기반 질병 타깃 탐색 ▲공동 연구 및 사업화 추진 등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반면 일부 기업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파이프라인의 개발을 중단하거나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EN-001'의 위암 2상 최종보고서(CSR)를 수령했다. 면역항암제 아벨루맙 병용 투여에서 객관적반응률(ORR) 19% 등의 결과를 얻었지만, 임상 3상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 기업 간 전략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CJ바이오사이언스 역시 기대했던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고형암(비소세포폐암·두경부편평세포암·흑색종) 대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CJRB-101'은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지만 상반기 내 예정됐던 데이터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3월 1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분석에 착수했으며, 염증성 장질환(IBD) 후보물질 'CJRB-201'은 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이 더딘 이유로 몇 가지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다. ▲개인별 장내 미생물 구성 차이가 커 동일한 약물이 모든 환자에게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 ▲약물의 작용 기전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 ▲경구용으로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보우스트도 기대만큼 매출을 올리지 못해 상업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어 잠재력은 크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를 내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환자 맞춤형 전략과 대규모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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