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가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았다. 조선, 철강을 비롯한 주력산업의 자동화, 에너지 절감 솔루션 등을 공급하며 한국 산업 고도화에 기여한지 어느덧 반세기가 지난 것이다.
올 초 취임한 권지웅 대표는 어깨가 무거울 법 했지만 자신만만하게 회사의 미래상의 제시했다. 그간 국내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성과를 자양분으로 한국의 산업 환경에 맞는 사업 모델을 하나하나 제시했다.
권 대표는 한국 기업의 핵심 가치이자 숙제인 지속 가능성, 디지털화, 전기화, 혁신을 위해 한국 시장의 특성과 요구에 맞춘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집중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국내외 데이터센터, 조선, 제조, EPC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탈탄소 및 자동화 수요를 기회로 삼고 공격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성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경영 기반도 가다듬고 있다. 고객의 에너지·지속가능 관련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수 있는 컨설팅, 솔루션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권 대표는 “올해는 지난 50년간 쌓아온 유산을 계승하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전환점”이라면서 “이를 위해 기본 점검은 물론 발전할 수 있는 영역을 분석하는 등 지속가능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소감과 경향 철학
= 올해는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5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로 대표로 취임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 지난 50년간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한국의 산업 발전과 함께하며 에너지 효율성, 자동화,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객과 사회에 지속 가능한 가치를 제공해 왔다.
올해는 지난 50년간 쌓아온 유산을 계승하고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전환점이다. 이를 위해 기본 점검은 물론 더 발전할 수 있는 영역을 분석하는 등 책임감을 갖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유지 및 발전시키는 것이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의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관리, 자동화 영역에서 전기화·디지털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기업의 핵심 가치인 지속 가능성·디지털화·전기화·혁신을 중심으로 고객과의 신뢰를 강화하고, 한국 시장의 특성과 요구에 맞춘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전달한 메시지와 강조한 운영 철학은
“그간 잘해왔지만,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고객과 사회에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천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글로벌 기업이지만, 한국 시장은 보수적이고 특수성이 있어 현지화가 중요하다. 글로벌 스탠다드와 한국 산업 사이 간극을 줄이고, 우리의 차별화된 기술을 전파하고, 한국 시장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강화하며, 국내 고객 및 파트너와 글로벌 수준의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그간 한국시장에서의 주요 사업 성과는
=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는 우리나라의 산업화의 시작과 함께 했다. 산업의 고도화 과정에서 전력, 자동화 수요의 확대는 필수 불가결한데 그런 부분에서 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만 제안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관련 시스템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리고 에너지 절감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지, 친환경 에너지를 같이 접목해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주안점을 두고 진보한 솔루션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를 냈다.
△ 최근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인 모티브에어 인수 배경과 전략은
AI 데이터센터의 등장으로 전력 공급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용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발열을 줄이는 쿨링 솔루션의 구축이 필요하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국내에 공냉식 칠러를 공급하는 등 에너지 효율이 높은 솔루션들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지난해 미국의 액체 냉각 및 열 관리 솔루션 전문 기업인 모티브에어를 인수했다. D2C, CDU 등 고밀도 쿨링 솔루션을 강화하고 AI 데이터센터 최적화에 기여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에는 SK텔레콤과 AI데이터센터 기계·전력·수배전(MEP) 시스템 분야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AI 데이터센터 MEP시스템은 AI데이터센터 설계 및 건설 단계에서부터 이후 안정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는데 필수 역할을 한다.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지역 거점에 하이퍼 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 건설 및 구축 사업 협력을 논의하며 MEP 분야에서 부품·제품 솔루션·컨설팅 등 전 사업 영역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 AI데이터센터 관련 공동 솔루션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한국 주력 산업과의 협력은 어떤 상황인가.
예를 들어 조선산업은 슈나이더의 핵심 사업 영역이다. 최근 산업 성장세에 맞춰 슈나이더도 DC 시스템, 친환경 연료 기반 전력 시스템, 스위치기어, OEM 특화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EPC 시장 진출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제조 분야에서도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슈나이더는 AI를 직접 개발하진 않지만, 디지털 전환과 자동화 플랫폼 '에코스트럭처'를 기반으로 제조 현장의 에너지 최적화, 예지 보전, 생산성 향상 등에 기여하고 있다 AI 기반 분석을 통해 에너지 절감과 안정적 운영을 지원한다.
전력 분야에선 신재생 에너지원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의 마이크로그리드 어드바이저 플랫폼을 통해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최적화하고, 전력 비용 절감과 탄소 배출 저감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와 같은 정책 변화에 맞춰,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고 지속가능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 트윈 과 같은 차세대 에너지 관리 기술도 적극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 ESG 및 탈탄소 전략과 관련한 차별점은
=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탄소 배출 절감, 에너지 효율 극대화, 순환경제 모델 확대'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의 지속가능 목표 달성을 지원하고자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내 지속가능성 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업의 에너지·지속가능성 관리 프로그램 모든 영역에서 공급과 수요, 지속가능성을 포괄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PPA를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조직과 함께 지속가능성 및 ESG 문제 해결을 위한 컨설턴트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통해 현장에서 공장 설계 및 구축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품질 개선을 돕고 있다.
△ 신설한 지속가능성 사업부의 역할은
=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지속가능성 사업부는 기업의 탈탄소화 여정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엔드-투-엔드 원스톱 자문(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첫 번째는 지속가능성 전략 수립이다. 기업의 현황을 진단한 뒤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 기반의 감축목표 설정, 탄소중립 전략 수립, ESG 공시 대응 등 포괄적인 지속가능성 전략을 설계한다. 두 번째로는 ESG 데이터 통합 관리다. 자사의 디지털 플랫폼인 '에코스트럭처 리소스 어드바이저(EcoStruxure Resource Advisor)'를 통해 기업 전사 차원의 ESG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도출하여 지속적인 성과 관리를 지원한다. 마지막으로는 국가별 PPA 제도에 맞춰, 사업장 에너지 진단 및 절감 활동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장기 전력구매계약(PPA)과 공급인증서(EAC) 등 재생에너지 조달 방안을 마련하여 RE100 달성까지 실질적인 실행력을 제공한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단순한 전략 수립을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과 성과 창출까지 전 과정에 기여하고 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