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치 지도자의 언어 품격

2025-05-18

우리는 세계 최고의 문자를 가졌다. 그러나 이 소중한 한글로, 거칠고 천박한 말이 오가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지도자의 말은 시대를 이끌고, 민족의 품격을 드러낸다. 지금, 우리는 말의 품격을 다시 세워야 한다.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문자, 한글을 가진 민족이다. 한글은 단순한 문자체계를 넘어, 우리의 사고방식과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문화의 꽃이다. 우리는 이 한글로 우리의 꿈을 기록하고, 역사를 써 내려왔으며, 사랑을 고백하고, 정의를 외쳐왔다. 그런데, 과연 오늘 우리의 지도자들은 이 소중한 한글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대통령 선거를 앞둔 이 시점, 우리는 정치ㆍ사회ㆍ종교 지도자들의 언어 사용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 공적인 자리에서 오가는 말들은 국민 모두에게 울림을 주고, 다음 세대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그러나 최근의 언어 현실은 참담하다. 거칠고 경박한 말투, 상대를 깎아내리고 비하하는 표현, 심지어 국민을 편 가르는 발언들이 너무나 쉽게 오르내리고 있다.특히 젊은 세대들은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며 지도자들에 대한 실망과 회의를 배운다. 정치와 사회, 종교가 추구해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모호해진다. 무엇보다 "말"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이며, 그 집단의 품격이다. 말의 품격이 무너질 때, 그 사회의 도덕적 기준도 무너진다.지도자들은 알아야 한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 말은 마음의 거울이며, 동시에 미래를 만드는 씨앗이다. 그 어떤 정책과 계획보다도 한마디 따뜻한 격려, 한 줄기 진정성 있는 언어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특히 정치 지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권력 다툼이 아니다.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신성한 약속이다. 이 약속의 시작은, 올곧고 품격 있는 언어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비난보다 비전을, 조롱보다 존중을, 분열보다 통합을 이야기해야 한다. 단 한 표를 얻기 위해 언어의 품위를 내던진다면, 결국 그 한 표로 인해 우리 사회 전체가 멍들게 될 것이다.사회 지도자, 종교 지도자들에게도 요청한다. 강단과 연단에서 사용하는 말들은 세상에 큰 파문을 일으킨다. 갈라진 민심을 더 찢어놓을 것인가, 아니면 아픈 마음을 어루만질 것인가. 그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언어 선택에 달려 있다.한글은, 거칠고 저속한 언어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존엄과 사랑, 배려와 희망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우리는 이 언어로 새로운 미래를 노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 젊은이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는 말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나는 한국 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간절히 외친다.맑고 깨끗한 사회는 고결한 언어로부터 시작된다. 지금 우리의 말이, 곧 우리의 미래다.

김용 전 우석대예체능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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