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집중적으로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때이른 역대급 폭염에 장마가 끝난 줄 알았던 시민들은 오락가락 변화무쌍한 날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상이변이 계속되면서 기상청 예보도 믿기 어렵게 됐다. 기후변화의 여파로 장마철뿐 아니라 여름철 내내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기상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국지적인 기상현상은 과학적인 예측이 어렵다.
앞으로 견디기 힘든 무더위가 다시 찾아오겠지만 언제 또 물폭탄이 쏟아질지 모를 일이다. 지난 2020년에도 8월 초에 한반도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주를 비롯한 전북지역에 최악의 물난리가 일어났다. 특히 섬진강댐과 용담댐 하류지역의 수해를 놓고는 댐 관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당 기간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남원과 순창·임실 등 댐 하류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은 ‘한국수자원공사가 댐 수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갑작스럽게 대량 방류가 이뤄지는 바람에 물난리가 발생했다’며 피해배상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보다 철저한 물관리 체계, 더 세밀한 재해예방 시스템 구축의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올여름, 기록적인 물폭탄이 한 차례 지나갔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극한의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이어지는 ‘극단적 여름’이다. 폭염 속에 극한의 폭우가 다시 쏟아지더라도 이상할 게 없다.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강력한 태풍이 갑자기 들이닥칠 수도 있다. 예고 없는 재해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우선 각 지자체에서 지하차도와 지하주차장, 하천 범람지역, 산사태 위험지역, 옹벽 같은 여름철 재해 취약지역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과 함께 비상대응 태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갈수록 빈도가 높아지는 기후재난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시스템을 수시로 정비하고 보강해야 할 것이다. 특히 폭염·폭우와 같은 기후위기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사회·경제적 약자와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지자체의 더 세심한 점검과 밀착 지원이 필요하다. 해마다 판에 박힌 대책만 내놓을 게 아니라 이 같은 대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현장에서 수시로 점검하고 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 안전’이다. 생명을 지키는 일에 작은 허점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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