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잡는 활성탄, 반값으로 재활용한다

2025-03-20

유해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제거하는 활성탄을 기존보다 저렴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전동혁 대기청정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VOCs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기존보다 적은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자동차 도장 업체 등에 적용될 수 있어 배출 규제로 인한 사업장의 부담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컨버전 앤 매니지먼트 엑스’에 최근 게재됐다.

VOCs에는 벤젠 등 발암성 물질이 포함돼있다. 이 물질은 페인트나 새 가구, 산업공정에서 발생해 미세먼지와 악취를 유발한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 공기정화 효과를 가진 활성탄이 주로 사용되며 대기오염물질 배출 4종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은 활성탄을 사용해 VOCs 배출을 억제해야 하는 규제를 받는다.

특히 자동차 도장 업체 등 소규모 사업장은 필터와 활성탄으로 구성된 방지시설에 측정 센서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방지시설의 가동 여부를 실시간 관리해야 한다. 저가 센서로는 활성탄의 교체 주기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고성능 센서의 설치도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비용 부담을 느끼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실질적인 조치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저가 센서로도 활성탄 교체 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과 폐활성탄을 재생하는 기술을 개발해 소규모 사업장의 활성탄 교체 비용을 신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고성능 센서의 휘발성유기화합물 측정값과 저가 센서의 측정값 차이를 계산하고 차이가 일어나는 환경 조건을 분석해 저가 센서에서도 정확한 측정을 가능하게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알고리즘이 적용된 센서의 측정 정확도는 92%까지 올라갔으며 이를 통해 고성능 센서를 활용하지 않고도 명확한 교체 주기를 확인할 수 있다.

활성탄의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은 공기 정화용 활성탄에 적합한 재활용 기술을 통해 해결했다. 활성탄은 수질 정화용과 공기 정화용으로 구분된다. 대체로 고온의 열을 가해 활성탄이 흡수한 물질을 제거하고 재활용하지만 수질 정화용에는 1000℃의 열이 필요하고 공기 정화용은 200℃의 환경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공기 정화용에 특화된 설비가 없어 가열 비용이 높은 수질 정화용 재활용 설비를 활용하고 있다.

반면 연구진은 공기 정화용에 특화된 200℃ 환경의 설비를 구축하고 기존 공정에 비해 공정 에너지 소모를 7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구축된 설비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활성탄을 연속 이동시키고 이동하는 동안 지속적인 증기 공급을 통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일정하게 제거할 수 있다. 재생된 활성탄은 신품 대비 90%의 성능을 나타내 사업장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전 박사는 “소규모 사업장의 VOCs 배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폐활성탄 재생을 통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폐가스인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에너지화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친환경 공공 관리 체계 확산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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