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윤 대통령, 군 골프장서 골프는 사실…노무현도 거의 매주 운동”…야당 ‘발끈’

“영관·부사관들과 라운딩·만찬

안보 휴가 맞아…비난할 일인가”

휴관 중 사용에도 “뭐가 문제냐”

노 전 대통령 ‘매주 사용’ 발언에

야 “근거 대라” 추궁하자 “유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여름휴가 당시 휴장 중이던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김용현 국방부장관은 28일 대통령실이 ‘안보 휴가’라고 설명한 윤 대통령의 여름 휴가 기간 골프 라운딩이 이뤄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비난받을 일인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거의 매주 운동했다”라고 반박해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김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이 (여름 휴가중인) 8월 8~9일 계룡 구룡대(골프장)에서 운동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보 휴가가 맞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당시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육·해·공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안보 태세를 점검하는 안보 휴가를 보냈다’고 발표했는데, (골프를 친 것으로 보아) 안보 휴가가 아니다”라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대통령이 8월 8~9일 운동할 때 민간인과 업자들하고 골프하신 게 아니다”라며 “영관급 실무자와 부사관들과 같이 라운딩을 했고, 라운딩 후 격려 만찬까지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만찬 과정에 참석했던 부사관 한 분이 ‘대통령님과 라운딩하는 그 시간 동안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으로 (골프를)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라며 “장병들을 위해 휴가 기간에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이게 지금 비난받을 일인가”라고 되물었다. 김 장관은 윤 대통령이 부사관 서너명과 골프를 쳤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8월8일은 구룡대 골프장이 두 달에 한 번 시설과 장비 등을 정비하려 문을 닫는 휴장일이어서 대통령실이 일방적으로 개장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장관은 “대통령이 가면 운동하는 인원들에게 많은 지장을 줄 수 있지 않나”라며 “마침 그날이 휴장이어서 우리만 운동하면 되겠다 그래서 운동하신 것인데, 뭐가 그렇게 문제가 되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해 야당의 항의를 받았다. 김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님 거의 매주 운동하시지 않았나”라며 “(운동)하실 때 앞뒤 팀, 두세 팀 다 빼고 하셨지 않나. 안전 문제 때문에 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거의 매주 노무현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데 대한 근거를 대라”라며 “제가 5년 내내 청와대에 있었는데 그런 것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사자 명예훼손”이라며 발언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김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했냐고 추궁하는 과정에서 양측간 격한 언쟁이 오갔다. 김 장관은 “모 위원이 공개적으로 한 말을 토대로 말한 것”이라며 “표현이 과했다면 그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골프 논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기자회견 이틀 뒤 골프를 친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골프를 좋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정상외교를 위해 8년 만에 골프를 재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9월25일 ‘(대통령이) 과거 10년 전에 골프 친 것은 알고 있다. 대통령이 되고서는 안 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은 ‘골프를 치셨다’고 말이 바뀌었다”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이날 “윤 대통령이 일과 중에 골프 친 것은 없지 않나”(유용원 의원) 등 방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