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HBM3E 16단 양산 준비…차세대 HBM '韓 위협'

2025-01-14

마이크론이 고대역폭메모리(HBM)3E 16단 양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16단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는 SK하이닉스를 맹추격하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HBM3E 16단 양산을 위한 막바지 설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 결과에 따라 설비 투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양산 투자를 목전에 두고 있는 단계인 셈이다.

그동안 큰 차질 없이 테스트를 진행해와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마이크론이 상반기 중 설비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엔비디아 등 HBM3E 16단 고객 품질 평가를 통과하면 연내 양산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16단 제품을 위한 최종 설비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테스트가 완료되면 필수 공정 장비에 대한 본격적인 구매발주(PO)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당히 빠른 속도다. HBM3E 16단은 아직 상용화 전례가 없다. 현재 가장 높은 단수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공급 중인 HBM3E 12단이다.

HBM은 단수가 높아질수록 성능이 뛰어나다. 하지만 그 만큼 제조는 더 어려워진다. D램을 더 많이 쌓아야 해 열 관리 등 공정이 까다롭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1월 HBM3E 16단을 개발하고 올해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인 데, 마이크론이 연내 양산에 성공하면 상당한 추격이 이뤄지는 셈이다.

특히 HBM 시장에서 마이크론 존재감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에 주춤한 사이 마이크론이 그 빈자리를 빠르게 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세대 제품에서도 속도를 낼 경우 엔비디아 HBM 협력사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HBM3E 16단은 엔비디아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 차기 버전에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은 저전력 등 일부 기술적으로는 한국 HBM을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이번 HBM3E 16단에 두께를 줄이는 신기술도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됐던 생산능력(캐파)도 개선하고 있어 위협적이다. 마이크론 HBM 생산능력은 작년 말 기준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의 20%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생산량은 2만장으로, 올해 6만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추가 생산능력 확대도 예고됐다. 마이크론은 이달 싱가포르에 신규 HBM 공장을 착공, 2027년 완공할 예정이다. 회사는 일본과 미국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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