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 에너지 기업의 '판다 본드' 발행 지원...3년만에 재개 채비

2025-09-08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이 러시아 주요 에너지 기업의 위안화 표시 채권, 이른바 '판다본드(panda bond)' 발행을 재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들은 8월 말 광저우에서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 임원들과 만나 이들의 위안화 채권 발행 계획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러시아 기업이 중국 본토 공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며, 마지막 사례는 2017년 알루미늄 업체 루살(Rusal)의 15억 위안(약 2922억 원) 발행이었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발행 재개에 해당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초기 발행은 2~3개사로 제한될 전망이다. 서방의 포괄 제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로사톰(Rosatom) 계열 등이 우선 후보로 거론된다.

가즈프롬(Gazprom) 등 주요 에너지사는 중국 신용평가사 등급을 확보하며 채비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가즈프롬은 지난 5일 중국 선전의 CSCI 펑위안으로부터 'AAA'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부여받았다. 중국 내 채권 발행에는 현지 등급이 사실상 필수다.

다만 미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2차 제재 리스크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중국 은행들은 그간 대외 노출이 큰 공개 시장 거래를 꺼려 왔으며, 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 법인을 통한 우회 발행 같은 방안도 거론되지만 발행 후 곧바로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러시아 경제 내 위안화 비중 확대와 중러의 전략적 밀착 속에 신중론은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이번 움직임은 에너지 협력 심화와도 맞물린다. 양국은 최근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건설에 합의했다.

아울러 러시아 기업들은 2022년 이후 자국 내 시장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이어왔으며, 루살과 가즈프롬 등이 주요 발행사로 참여해왔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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