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통일장관 복귀’ 정동영 내정자 “윤 정부, 분단사에 상처···지혜 모아 길 뚫겠다”

2025-06-23

이재명 정부 첫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윤석열 정부는 민족 분단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지혜를 모아서 길을 뚫어보겠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이날 오후 대통령실의 인선 발표 직후 기자와 통화에서 “다른 보수 정권들도 (남북관계에서) 대결과 적대 노선을 갔지만 윤석열(전 대통령)만큼은 아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내정자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3년은 변칙적인 사태였다”며 “이걸 극복하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화해·협력 시대를 다시 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7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제31대 통일부 장관을 맡았다. 그는 약 20년 만에 통일부 장관으로 복귀하는 소감을 묻자 경색된 남북관계를 들어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 내정자는 “독일은 1970년에 동·서독 기본조약과 동·서독 정상회담을 하고 20년 뒤에 통일로 갔다”며 “우리는 2005년이 제2의 6·15 시대라고 해서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남북 교류·협력이 활발했는데, 20년 뒤 통일로 가기는커녕 완전히 적대와 대결로 돌아가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당국 간 대화가 7년 가까이 단절되는 등 극도로 악화한 남북관계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6·15 정상회담으로 화해·협력의 물꼬를 텄던 때랑 비슷한 상황이 돼버린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0년 6·15 전에는 (남북이) ‘근친 증오’의 시대였다”며 “6·15를 기점으로 분단사가 6·15 이전사와 이후사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국제사회 제재로 과거와 같은 남북 교류·협력이 어려워졌다’는 질문에 “쉽지 않은 과제”라며 “지혜를 모아서 길을 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남북관계 개선 방안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복원 추진 여부 등도 “생각을 정리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폭 축소된 통일부 인력·조직의 복원 여부는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등 외교·안보 라인 주요 인사들을 두고는 “다들 같이 일했던 팀”이라며 호흡을 잘 맞춰갈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인선 브리핑에서 “누구보다도 풍부한 경험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인물”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의 돌파구를 마련할 적임자”라고 정 내정자 인선 이유를 밝혔다.

정 내정자는 MBC 기자 출신으로 민주당 5선 의원이다.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직하며 외교·안보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에서 민주당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패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