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제품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주문을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판매자들도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중국과 베트남, 태국을 포함한 180개 이상 국가와 지역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후 비치의자, 스쿠터, 에어컨 등에 대한 상품 주문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주문 취소는 사전 예고 없이 이뤄져 중간 유통업체(벤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에 따른 조치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움직임이 “아마존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및 아시아에 부과한 관세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만든 비치의자를 아마존에 10년 넘게 판매해온 한 업체는 지난주 아마존으로부터 잘못 발주힌 주문 50만달러(약 7억원) 어치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받았다. 이 업체는 이미 제작된 비치의자를 살 다른 구매자를 찾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업체는 e메일에 관세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이런 식으로 주문을 취소한 전례가 없다고 전했다.
아마존 벤더 매니저로 일했던 스콧 밀러 전자상거래 컨설턴트도 몇몇 고객사들이 아마존으로부터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주문 취소를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한편 중국 판매자 또한 관세 인상으로 인한 타격으로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3000명 이상의 아마존 판매자를 대표하는 선전 국경 전자상거래협회 대표 왕신은 “이것은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다. 전체 비용 구조가 엄청나게 부담스러워지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는 건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판매자들이 미국에서 가격을 인상하는 한편, 다른 판매자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왕 대표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이 중국의 소규모 기업과 제조업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실업률을 급격히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 2월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국제 무역 분쟁을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아마존이 공급업체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상품은 전체 상품의 40%를 차지한다. 아마존은 “중국에 기반을 둔 공급업체들이 당사 부품과 완제품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로 인상하고,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