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비만치료제’ 위고비, 정상체중 효과·부작용 검증 안돼…득보단 실 클 수도

2024-12-22

다이어트 키워드 팩트체크

혈당 스파이크 적은 음식 섭취

체중 감량 효과 과학적 근거 없어

간헐적 단식은 전문가들도 추천

체중 감량은 많은 사람이 소망하는 목표 중 하나다. 신년 계획 목록에 빠지지 않고 오른다. 손에 잘 잡히지 않다 보니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손쉽게 살을 빼는 방법을 갈구한다. 그리고 이런 관심은 트렌드로 이어진다. 황제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칼로리커팅제, 저탄고지 등 매년 다이어트 트렌드도 달라진다. 특히 올해는 MZ세대를 비롯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위고비’ ‘혈당 스파이크’ ‘간헐적 단식’이 주목받았다. 2024년을 달군 다이어트 키워드를 짚어봤다.

위고비

정상 체중에서 효과·부작용은 ‘글쎄’

위고비(Wegovy)는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와 유명 모델 킴 카다시안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출시 이전부터 이례적인 관심을 모은 비만치료제다. 강력한 인슐린 분비 자극호르몬인 GLP-1의 성질을 이용한 약제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늘려 혈당

을 낮추기도 하지만 소화기관 운동과 식욕을 억제해 포만감은 빨리 일으키면서도 배고픔은 늦추는 성질이 있다. 배가 불러 적게 먹는 효과다. 위고비의 효과는 괄목할 만하다. 당뇨가 없는 과체중 성인 대상으로 68주간 이뤄진 임상시험 결과 평균 15.8%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이전 버전인 삭센다(6.4%) 대비 효과는 2배가 넘고 투약(주사) 간격은 주 1회로 늘려 효과와 편의성까지 잡았다.

효과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위고비 열풍이 과열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정상 체중인 사람의 미용 목적 사용이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동반 질환이 1개 이상일 때만 처방할 수 있다. 정상 체중에 대해서는 효과와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았다.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는 “위고비는 정상 체중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체중 감량 효과와 부작용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과체중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거나 거의 체중이 줄지 않을 수도 있는 반면 부작용 우려는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메슥거림, 구토, 설사, 변비 등 소화기 부작용이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이고 드물게 췌장염이나 담석증 등도 보고된다”고 말했다.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혈당 스파이크

집착 시 영양 불균형 우려

혈당 스파이크도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을 피해서 섭취하면 체중 감량에 도움된다는 논리다. 급기야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하고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찾아 다이어트를 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다이어트 방법은 두 가지 측면에서 유용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우선 당 대사에 이상이 없는 사람의 다이어트 목적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당 지수에만 포커스가 맞춰진 다이어트라는 점도 지적되는 부분이다.

박 교수는 “당뇨병 전 단계인 고도비만 남성 환자가 있었는데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하고 혈당 관리는 잘됐지만 콜레스테롤 수치와 체중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당 지수에만 집착하다 보니 육류나 포화지방 섭취는 많아진 경우였다”며 “전체 영양소의 균형이나 전반적인 열량 섭취가 중요하지 체중 조절에 탄수화물만 중요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도 “혈당이 서서히 오르는 음식이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혈당 스파이크 여부를 측정해 섭취하는 게 체중 감량에 도움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혈당 스파이크를 고려한 다이어트는 단지 케이크·가공식품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의 일부가 당 지수가 높다는 데서 온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간헐적 단식

먹는 것보단 비우는 데 초점

간헐적 단식은 오래 유지되고 있는 다이어트 트렌드다. 일정 비율의 식사와 단식 시간을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다이어트다. 그중에서도 16:8 단식이 핫하다. 하루 중 16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16:8 단식으로는 ▶오전 10~12시에 점심, 오후 6~8시에 저녁을

먹고 나머지 시간은 어떤 것도 먹지 않는 방법 ▶오전 6~7시에 아침, 오후 2~3시 중에 점심을 먹고 나머지 시간은 어떤 것도 먹지 않는 방법이 통용된다.

간헐적 단식은 전문가들도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다. 박 교수는 “16:8 단식은 환자들에게 실제로 권하기도 한다”며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고 합리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 이런 시간제한 다이어트”라고 말했다. 다만 무조건 한끼를 굶는 것이 추천되진 않는다. 야식을

먹지 않고, 비워주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포인트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간헐적 단식의 핵심은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따라서 무조건 두 끼만 먹고 하는 방법은 아니고 굳이 16:8이 아니더라도 12:12 단식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간헐적 단식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한끼의 집중적인 섭취다. 서 교수는 “간헐적 단식은 지속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다이어트 방법”이라며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이 그대로거나 더 많아진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장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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