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부상 딛고 다시 뛰는 SK 이민서,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선수가 될래요”

2025-11-06

본 인터뷰는 9월 중순 진행되었으며,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5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2024년 11월. 전희철 SK 감독은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연세대학교의 이민서를 불렀다. 호명 받은 이민서는 오랜 부상과 재활이라는 시간을 이겨냈다. 그리고 지난 9월 21일 잠실학생체육관 코트에 섰다. 2025 KBL OPEN MATCH DAY에서 KBL 데뷔 기록지를 작성한 이민서는 “다가오는 시즌에는 농구공을 더 많이 잡고 싶다”라고 말했다.

대학교 입학 시기부터 이야기할까요?

초등학교 5학년쯤에 리틀 썬더스에서 클럽 농구를 시작했어요. 엘리트 코스는 중학교 때부터 밟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광신중에서 양정중으로 전학을 갔고, 양정고에서 3년을 보낸 뒤 연세대학교에 입학했어요.

연세대학교 2학년 때 팀 내에서 4번째로 득점을 많이 했어요. 가장 큰 이유가 어떤 걸까요?

대학 첫 시즌을 부상으로 보내서, 농구를 정말 오랜만에 했어요. 그리고 2학년 때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했던 것들이 있어서, 기록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3학년 때는 정통 1번(포인트 가드)으로 팀원들을 살려주려고 했고요.

그러다 1년 뒤에 MBC배에서 또다시 큰 부상을 당했어요.

그땐 ‘농구를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정말 힘들었어요. 의지가 많이 꺾였고, 시무룩했죠. 하지만 주변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실질적으로 뛴 시간은 일 년 정도네요. 얼리 엔트리를 결심한 계기도 이 때문일까요?

맞아요. 우선 윤호진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만약 부상이 없었다면, 4학년까지 잘 마무리하고 프로에 올 생각이었어요. 동기였던 (김)보배(현 원주 DB)랑 (안)성우, (이)규태랑도 끈끈했거든요. 규태랑 성우는 아직 학교에 있는데, 그 친구들이 힘들어할 때마다 ‘내가 옆에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있어요. 둘만 남겨둬서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냉정하게 보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동기들도 많이 이해해 줬어요.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7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당시를 회상하자면요?

너무 좋았어요. SK 나이츠라는 팀에 정말 가고 싶었거든요. 주변에서도 “너랑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해주셨어요. 또, 전희철 감독님께서 유니폼을 입혀주시고 같이 사진을 찍는데, 습관적으로 브이가 나왔어요(웃음). 그게 딱 떠오르네요.

SK가 6순위 지명권으로 고려대학교 김태훈을 선택했어요. 3년간 라이벌이었던 김태훈과 한 팀이 되어보니 어떤가요?

정말 좋았어요. (김)태훈이 형이랑 같은 팀이 될 거라고 상상을 못 했거든요. 고등학교 때도 안면은 있었지만, 대학에 가서 좀 친해졌어요.

태훈이 형도 저를 잘 챙겨줘요. 같은 팀에 있으니까 듬직해요. 저는 부상으로 1년을 못 뛰었다면, 태훈이 형은 먼저 경험해 봤잖아요. 그래서 제가 궁금해하는 것들이 있으면, 태훈이 형이 많이 알려줘요. 기댈 수 있고, 그런 듬직한 형이에요.

비록 데뷔 무대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SK는 KBL 역대 최소 경기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고요. 어떤 기분이었나요?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죠. 저희가 마지막에 아쉽게 져서, 제 마음에도 불이 지펴졌어요. 열심히 해서, ‘나도 저런 무대를 밟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고요. 한편으로는 (김)태훈이 형이 부러웠어요. 잘했잖아요(웃음).

프로에서의 첫 비시즌이었습니다. 대학과 어떻게 다르던가요?

프로가 훨씬 체계적이라고 느껴요. 대학에서는 해외 전지훈련을 연습 경기 위주로만 했는데, 프로에서는 체력 훈련과 농구, 전지훈련 때 연습 경기 등으로 잘 나뉘어 있거든요. 또, 프로가 훨씬 힘들어요(웃음).

부상 회복 정도는요?

무릎 재활을 잘 마무리했어요. 운동하기 전에 보강 운동을 잘하고 있고, 무릎 부상도 없어요. 이제는 SK라는 팀 컬러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SK의 농구를 계속 배우고 있어요.

팀에 어느 정도 녹아든 것 같나요?

6~70% 정도요. 아직 배워야 할 게 많거든요. 그리고 1번(포인트 가드)이다 보니까, 팀 농구가 전체적으로 잘 돌아갈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수비가 기본이라, 수비에서 구멍 나지 않는 것도 목표입니다.

상반기에는 학업과 프로 생활을 병행했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했던 이유가 있나요?

연세대학교까지 갔는데, 졸업장을 따고 싶었어요(웃음). 재활이 오래 걸리고, 상반기가 4학년 1학기였잖아요. 그래서 1학기 때는 학교를 나가서 수업을 듣고, 양지(SK 연습체육관 소재지)에 와서 운동하면서 지냈어요. 지금은 마지막 학기라, 수업이 하나 남았어요. 졸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벌써 두 달 뒤면 선배가 돼요. 특히, 이번 드래프트에 얼리 엔트리가 많아요. 얼리 엔트리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프로는 절대 만만한 세계가 아니다! 물론, 저도 아직 부족해서 해줄 말이 많이 없어요. 그렇지만 아무리 농구를 잘해도, 배워야 하는 게 많아요. 어떤 선수들(이민서는 이때 형과 동기, 얼리 엔트리 모두 포함시켰다)이 오든, 저는 다같이 잘 지내고 싶어요.

큰 이변이 없다면 다가오는 25-26시즌에 데뷔전을 치를 건데, 데뷔전을 상상해 본 적이 있나요?

아직 상상은 안 했어요. 괜히 긴장할 것 같아서요. 굳이 상상한다면, (김)낙현이 형의 쉴 시간을 벌어줘야 하니까, 그 시간에 열심히 뛰어다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가 데뷔를 못 했음에도, SK 팬분들이 저를 많이 챙겨주셨어요. 저는 이제 선수로써 코트에 보여줄 일만 남은 것 같아요.

김낙현과 최원혁, 오재현 등 쟁쟁한 선배들이 같은 포지션에 버티고 있어요.

포지션에서 경쟁해야 하는 건 맞지만, 형들에게 배우고 싶은 게 많아요. 먼저 (오)재현이 형은 1대1 수비를 잘하고, (최)원혁이 형의 팀 수비 이해도가 정말 좋아요. (김)낙현이 형은 슛이 좋아서, 제가 포인트가드로서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조언을 많이 구하고 있어요.

전희철 감독님은 어떤 점을 바라시나요?

바라시는 것보다, “눈치 보지 말고 자신 있게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씀해 주세요. 저도 그렇게 하려고 생각을 하는데, 아직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디테일을 잘 알려주셔서, 제가 잘 배우다 보면 자신감도 올라올 거라고 믿어요.

가장 좋았던 순간을 떠올렸을 때, 지금은 어느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고등학교 3학년 때랑 대학교 3학년 때가 가장 좋았어요. 우선 고등학교 3학년 때, 어깨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자신감이 컸어요. 대학교 3학년 때는 포인트가드로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았고요.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50% 정도에 위치했어요. 자신감도 최대치는 아니고, 팀 시스템에 적응 중이에요. 그래서 농구도 잘했을 때만큼 나오고 있진 않은 것 같아요.

다가오는 시즌, 구체적인 목표가 있나요?

첫 시즌은 재활 때문에 쇠를 많이 들었어요. 다가오는 시즌엔 농구공을 더 많이 잡고 싶어요. 그리고 팬 분들이나 관계자 분들 모두 “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하시는데, 전 그냥 배우고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조급함을 갖지 말자’는 목표를 이루고 싶어요. 조급하면 무리하게 되고, 제 농구가 잘 안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래도 큰 부상을 두 번 당했기 때문에,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시즌이 끝난 뒤에는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가요?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선수’로 평가받고 싶어요. ‘잘했다’, ‘다음 시즌은 더 잘할 것 같다’ 같은 긍정적인 말을 많이 듣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SK 팬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려요.

코트에서 증명해야 할 시간이 왔다고 생각해요. 농구 선수로서 팀 승리에 헌신적으로 임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좋은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 체육관에 많이 찾아와주세요!

사진 제공 = KBL

일러스트 제공 = 슈팅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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