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아듀 2025년, 우리 축산을 결산한다

2025-12-17

양 창 범 박사

동물영양학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이때쯤 회사 또는 특정 산업에 대해 결산을 한다. 경제학에서 결산이라고 함은 일정 기간(보통 1년) 동안 발생한 모든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고 정리하여, 회사의 재무 상태와 경영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회계 절차를 의미한다. 그리고 더 큰 의미로는 특정 산업 전반에 대하여 지난해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본 글에서는 후자의 의미를 담아 우리 축산업이 2025년에 어떻게 진행되었고, 향후 무엇을 중점적으로 발전 또는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한우산업이다. 제일 큰 성과로는, 우여곡절 끝에 제정된 한우산업지원법(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일 것이다. 향후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 정비와 실체적 운영이 중요할 것이다. 그 밖에 한우고기 수출을 위한 중동시장 개척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또한 쇠고기 수출국인 미국과 호주 등에서 이상기후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쇠고기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비프플레이션(Beef-Flation)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고기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농가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에 의한 사료비 증가 등 생산비 부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아울러 한우의 개량·사양·유통·소비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개선책이 필요할 것이다. 즉 정부와 축산 관련 종사자 등 모두가 잘못된 관행을 바꾸는 노력으로 빠르게 변하는 국제질서에 적응하고 생존하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둘째로 낙농업이다. 그간 집유 노선 일원화을 통한 유통비용 절감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원유생산량 감소와 늘어나는 수입 유제품, 고령화, 환경규제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이 진행형이다. 특히 내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미국·유럽연합(EU)의 무관세 유제품 수입 등으로 더 어려운 시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지난해 7월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대책(농식품부)에서 원유생산량 200만 톤과 자급률 48% 회복, 사양관리 개선을 통한 생산비 유지(2022년 수준)를 목표를 세우고 있다. 향후 제도개선 등을 통해 실천이 가능한 ‘고령화 해소를 위한 청년농(후계자) 문제’, ‘저지종 사육을 위한 생산기반 구축’ 문제 등 다각적인 고민이 요구된다.

셋째로 양돈(한돈)산업이다. 양돈산업의 경쟁력의 핵심은 방역과 생산성 제고라고 본다. 국내 방역의 경우 ASF(아프리카돼지열병)는 올해 총 6건 발생으로 경기, 인천, 강원에서 경북과 충남까지 남하하였고, 외국의 경우 EU에서는 22개국이 발생, 특히 최근에 스페인이 발생하여 국내외 돼지고기 가격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양돈농가의 입장에서의 생산성 제고는 생산비를 절감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국내 돼지가격이 좋다고 방역과 생산성 제고에 게을리하는 농가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밖에 냄새 등 환경문제, 돼지고기 수출(제주) 등 국민 정서와 이미지 개선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로 양계산업이다. 산란계의 경우 농가의 관심과 부처 간 충돌이 심했던 것이 ‘산란계 사육(면적) 기준’일 것이다. 결국 2년간 연기가 되었으나, 향후 농가의 시설비 투자와 생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발생으로 피해를 주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에 대한 방역이다. 올해 가금농장에서 7번째 발생(2025년 12월 10일 기준)이 되었으며, AI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고, 소리도 없이 농장을 찾아온다. 질병 발생과 달걀 가격의 상호관계는 이미 여러 번 경험했고, 달걀을 수입까지 하는 비효율적인 사례도 체험했다. 향후 사육기준의 경우 국내 여건, 외국의 사례 분석 등 생산자와 소비자의 균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수정된 제안도 필요하며, 방역은 보이지 않는 적(바이러스)과의 싸움임을 늘 명심하자.

농축산물의 경우 제도개선과 농가의 의지만으로 가격과 물량이 잘 통제되는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에 제일 민감하고, 자연 현상과 동업하는 성격이 강하여 향후 생산량과 가격 추이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려운 면이 있다. ‘예측이라는 것은 미래에 올 일을 내다보는 것이 아닌 미래에 닥칠 일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

끝으로 어느 신문에 ‘연말 ‘삼겹살 회식’ 못하나...“치사율 100%, 30년 만에 발생”’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보면서, 국민의 오해를 사게 만드는 선정적인 내용(스페인 ASF 발생 관련 보도)에 축산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결국은 국민과 함께 하는 축산, 국민을 생각하는 축산으로 새해를 맞이한다면 그래도 축산은 희망이 있지 않을까?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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