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울며 겨자먹기 마케팅 출혈 경쟁

2025-11-02

금융지주들이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정작 카드업계는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 심리 회복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업인 카드 실적은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업 경쟁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 등 각종 판관비만 급증하며 출혈 경쟁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분기부터 200억원 이상의 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233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3분기의 마케팅 비용 176억원 대비 32.4% 늘어난 규모다.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마케팅 비용을 5.4% 늘렸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5315억원에서 4973억원으로 6.4% 감소한 가운데서도 대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늘려 대응한 셈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 및 브랜딩 제고 활동의 영향으로 마케팅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마케팅 비용 증가는 카드업계 1위인 삼성카드만의 사례는 아니다. 카드업계 전반이 마케팅 비용을 비롯한 각종 판관비 증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카드업계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경우 판관비에서 별도의 마케팅 비용이 추려지지만, 여타 업계 역시 녹록치 않은 시장 환경 속에 마케팅을 비롯한 각종 비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신한카드 역시 3분기 누적 판관비 비용이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직전 분기 비해서는 19.4%가 늘었다.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이 17.2% 증가한 것은 물론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크게 증가했다. 결국 신한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이 전년 대비 31.2% 줄었다. 영업수익이 고작 4.9% 증가하는 동안 각종 영업비용이 급증한 영향이다.

올해 3분기 카드업계에서 유일하게 누적 순익이 증가한 현대카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카드는 누적 당기손익이 6.2% 증가했다. 카드수익이 정체된 신한카드나 역성장한 KB국민카드와는 달리 카드수익도 성장했다. 하지만 전체 영업수익에서 본업인 카드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현대카드 누적 영업수익 2746억원 가운데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45%까지 올라왔다.

이같은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용 부담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게 카드업계의 전반적 분위기다. 특히 간편결제 업체의 진입을 비롯해 사용자 표시 전용카드(PLCC) 등 제휴 경쟁까지 격화되면서 특화 마케팅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 뿐만 아니라 회원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서비스 제공을 위한 마케팅 비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카드수익만으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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