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떠나자” 탈퇴 러시 이어지는데···틱톡, 머스크 품으로?

2025-01-27

영·프·독 유럽서 줄줄이 엑스 탈퇴 쇄도

“혐오와 음모론 확산 조장하는 플랫폼”

트럼프 “틱톡? 머스크가 원하면 열려 있어”

유럽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집단 탈퇴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후 시작된 ‘엑스 탈퇴’ 흐름은 머스크의 정치 간섭 논란과 맞물려 유럽에서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폴리티코 유럽판과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인 20일 자사의 엑스 계정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페놀리오 르몽드 편집장은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등 ‘소셜플랫폼 보스’ 사이 동맹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자유로운 접근에 대한 세계적 위협을 나타낸다”며 “르몽드는 엑스에서의 콘텐츠 공유를 중단하고, 틱톡이나 메타 같은 플랫폼에 대해서도 경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스에 특화된 SNS인 엑스는 사실과 거짓이 맞서는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머스크가 인수한 후 다른 방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며 “억만장자(머스크)는 자신의 정치적 행동을 확장하고, 극우에 점점 가까워지면서 유럽 사회민주주의 정부를 향해 압력을 행사할 도구로 (엑스를) 변형시켰다”고 지적했다.

르몽드의 이번 조치는 프랑스에서 나타나는 엑스 집단 탈퇴 움직임 맥락 속에 있다. 프랑스 인권연맹(LDH)과 노조, 협회 등 86개 단체도 같은 날 “혐오 콘텐츠와 음모론 확산을 조장하는 엑스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주의와 다원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시민이라면 함께 엑스를 떠나자고 독려했다. 앞서 프랑스 파리시도 엑스를 탈퇴했고 좌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엑스 보이콧 움직임이 나타났다.

독일에서도 국방부를 비롯해 60여개 대학·연구기관, 연방대법원 등이 엑스 보이콧에 동참했다. 대학과 연구기관들은 성명에서 엑스 알고리즘이 우익 포퓰리즘 콘텐츠의 확산을 강화하는 반면 다른 견해를 제한해 개방성과 투명성, 민주적 담론 등이 양립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내달 치러지는 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공개 지지한 데 이어, AfD 총리 후보 알리스 바이들과 대담을 엑스에서 생중계해 확성기를 쥐여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도 지난해 11월 엑스에서 기사 게시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정부효율부’ 수장 자리를 맡긴 후 엑스에서 탈퇴한 계정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뉴스는 최근 실시한 분석 결과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 중 25개국에서 2024년 엑스 사용자 수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2023년 12월부터 엑스를 상대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엑스 집단 탈퇴 움직임에 ‘엑스오더스(X-odus·엑스와 대탈출을 뜻하는 ‘엑소더스’의 합성어)’라는 표현까지 등장한 가운데, 머스크가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 다음 날인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머스크가 ‘틱톡’을 인수하고 싶다고 한다면 난 열려 있다”고 발언한 대목이 주목을 받았다.

틱톡은 중국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미국의 ‘틱톡 금지법’이 지정한 지난 19일까지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아 미국 내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틱톡 금지를 75일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제3자에게 팔려 서비스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에 지분 절반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4일 중국 당국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머스크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틱톡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BBC는 “현재로선 틱톡의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라면서도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인수자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