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시동 켠 차세대 먹거리 SDV·PBV 사업

2024-09-26

[FETV=양대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앞서 비전으로 제시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와 PBV(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 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SDV로의 전환과 PBV 생태계 확장을 위한 투자라는 두가지 목표를 제시했고, 최근 그 성과가 구체화된 것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대전환하겠다는 목표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SDV는 바퀴달린 스마트폰이라고 불리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차량이다. , 구독 서비스, 개인화 옵션 등 다양한 수익모델이 기대된다.

정의선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SE 2024에서도 "안전을 위해 IT를 많이 접목했고 아직 갈 길이 멀다"며 SDV로 전환에 대해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할 모든 차종에 무선(OTA) SW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할 계획이다. 소비자는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성능 개선 업데이트를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제네시스 GV60을 통해 OTA SW 업데이트를 처음 실시하며 점점 그 기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R&D 조직을 첨단차량플랫폼(AVP)본부와 R&D본부로 개편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해 기존의 종속성을 없애겠단 취지다.

AVP본부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하고, R&D본부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등 기존 자동차 관련 개발을 담당한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있었던 R&D 본부는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 겸 SDV 본부장(사장)의 지휘 아래서 그룹 내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게 됐다.

9월에 접어들어 SDV로의 전환은 삼성과의 협업이라는 형태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25일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SDV와 스마트폰의 연결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현대차·기아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하기로 했다.

해당 기술이 도입되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현대차·기아의 차량을 제어하고, 그 반대로 차안에서 집안의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송창현 현대차·기아 AVP본부 사장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차량과 스마트폰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이동수단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많은 기대가 된다”며, “앞으로도 현대차·기아 고객의 모빌리티 이동 경험이 보다 풍부해질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사장)은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집을 넘어 차량에서도 스마트싱스로 공간을 뛰어넘는 편리한 일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스마트싱스 생태계를 확대하며 더욱 많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선사해 나갈 것”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SDV로 전환과 함께 차세대 먹거리인 PBV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PBV는 원래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Built Vehicle)의 줄임말이지만, 현대차그룹은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이라며 그 개념을 확장했다.

PBV는 EV 기반의 PBV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목적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한 차량이다.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기아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PBV 등 미래 사업에 1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아는 올해 CES 2024와 ‘2024 부산모빌리티쇼’ 등에 PBV 차량인 PV 시리즈 콘셉트 모델을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기아 관계자는 PV 시리즈에 대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확장된 휠베이스가 만들어낸 넓고 평평한 실내공간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아는 PBV의 글로벌 판매루트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기아는 PBV의 일본 판매를 위해 현지 종합상사인 소지츠와 계약을 체결했다. 2026년부터 PBV를 일본 시장에 판매한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 비중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아는 PBV를 통해 이 같은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자 일본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기아는 현지 유력 기업인 소지츠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PBV를 판매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판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는 소지츠의 네트워크를 통해 오는 2026년부터 최초 전용 PBV 모델인 ‘PV5’의 현지 판매를 시작한다.

기아 관계자는 “새롭게 진출하는 일본 시장에서 기아의 브랜드 혁신과 고객 중심 가치가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시장 특성에 최적화된 다양한 PBV 활용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일본 고객들을 만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먹거리인 SDV와 PBV의 중심에는 포티투닷(42DOT)이 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다. 그룹사 차량의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최근 기아는 포티투닷, 지오탭과 함께 ‘PBV 차량관제 시스템(Fleet Management System, FMS)'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밝힌 바 있다. PBV의 SDV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FMS는 차량 운행 및 관제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주로 렌터카, 물류 사업자 등 비즈니스 목적으로 다수의 차량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지만 차량 정보데이터 수집을 위해서는 별도의 기기가 필요하다.

이번 협약을 별도의 기기 없이 클라우드 서버를 기반으로 차량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관제가 가능하도록 FMS를 개발한다. 이는 2025년 양산 예정인 기아 최초의 전용 PBV ‘PV5’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상대 기아 PBV사업부장(전무)은 "내년 FMS를 적용한 전용 PBV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하며 ‘맞춤형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석 포티투닷 AEV 플랫폼 엔지니어링 본부장은 “협력을 통해 포티투닷의 차량 데이터 플랫폼과 지능형 차량 안전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의 현재와 미래 과제까지 모두 충족할 수 있는 FMS를 개발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사가 경쟁력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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