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레슨 프로골퍼가 32시간 동안 쉬지 않고 87㎞를 걸어 182홀을 경기했다. 자선기금을 모으기 위해 마라톤 골프를 한 그는 기네스 세계기록위원회의 기록 확정을 기다리고 있다.
5일 영국 BBC에 따르면 영국 하트퍼드셔주 왓포드 인근의 휴양시설 더 그로브에서 레슨 프로로 근무하는 25살의 아이작 롤런즈가 지난달 29일 32시간 동안 골프를 하는데 성공했다.
롤런즈는 32시간 연속 골프를 하기 위해 노르웨이 북부 해안의 북극권 안에 있는 로포텐 링크스 코스로 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링크스 코스인 이 골프장은 여름에 해가 지지 않기 때문에 밤낮의 제약을 받지 않고 골프를 할 수 있다. 대신 5~9월에만 코스를 개방하고, 춥고 어두운 겨울에는 휴장한다. 영국에서 이 골프장에 가려면 오슬로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북쪽으로 한 시간 이상 비행한 다음 차로 몇 시간을 더 가야 한다.
하지만 골프장을 찾아가는 것은 32시간의 마라톤 골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롤런즈는 32시간 동안 쉬지 않고 골프를 하면서 87㎞를 걸어 182홀을 돌았다. 걸음수는 약 11만8000번에 이른다. 처음 5시간과 마지막 1시간 동안은 비가 많이 내려 이를 맞으면서 플레이했다.
롤런즈는 “시작하고 나서 18시간에서 24시간까지 사이에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계속해 나가는 게 정말 힘들었다”면서 “주변에서 도와준 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네스 세계기록위원회의 확인을 받기 위해 자신의 경기 전체를 녹화한 롤런즈는 기록 확정을 기다리고 있다. 2022년 같은 골프장에서 세워진 종전 기록은 31시간이었다.

롤런즈가 이 도전을 한 것은 영국의 암 지원 단체인 맥밀런 캔서 서포트를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다. 19살 때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앓았던 롤런즈는 이 단체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롤런즈는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지원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모금에 참여해주기를 당부했다. 롤런즈는 현재 약 1000만원을 모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