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집중’ 李 “남북합의 가능한 부분 단계적 이행 준비”

2025-08-18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기존 남북 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시작한 을지연습에 맞춰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급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 나가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반 국정 운영 중심의 무게추를 남북 관계 개선에 두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면서 가능한 사안은 바로 이행하겠다”며 “특히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했었다. 남북 상호 간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는 내용의 9·19 군사합의는 2018년 발효됐지만, 2023년 북한의 선언으로 폐기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나와 “철저히 상황을 관리하면서 단계적으로 군 통신과 9·19 군사합의 복원 등으로 군사적 신뢰를 쌓아 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을지연습이 북한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비공개 회의에서) 을지연습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어적 성격으로, 이를 통해 북한을 공격하거나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번 훈련의 기본적인 목적은 한반도 평화를 달성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임을 재차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실시하는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은 이날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연습 기간 계획됐던 40여건의 야외기동훈련(FTX) 중 20여건은 다음 달에 실시되는 등 일부 조정됐다.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조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평가받을 만한 일이 못 되며 헛수고로 될 뿐”(지난 14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우리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10일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단절된 남북 관계 복원 노력”을 주문하는 등 취임 직후부터 남북 관계 회복을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 중지 요청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조치도 시행했다. 이 대통령 취임 70여일 동안 대북 메시지만큼 자주 발신한 메시지는 산재 대응 관련 메시지뿐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임기 초반 남북 관계 개선을 주요 국정 테마(주제)로 삼고 있는 건 맞다”며 “남북 관계에서 성과를 실제 거두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올 하반기에 더 적극적으로 대북 메시지를 낼 예정이다. 다음 달 유엔(UN) 총회 연설에서 북한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는 연설을 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10월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도 북한을 향한 유화 제스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8일 국무회의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방송법과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개정안 공포안 등이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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